[더팩트 | 남원=이경민 기자] 무급 공약을 내걸어 당선된 전북 남원농협 조합장이 약속과 달리 그동안 억대 연봉을 챙겨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빈축을 산 가운데, 이번에는 별도의 사치스러운 사무실을 만들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더팩트>는 지난 1월 20일 [‘무급으로 일한다더니’…억대 연봉 챙긴 농협 조합장 논란] 기사를 보도한 바 있으며, 해당 농협 조합장은 좋은 곳에 사용하기 위해 지금까지 받은 연봉을 적립해두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남원농협은 지난 2021년 9월 9일 보유한 대지 8200㎡에 건축면적 1619㎡ 규모의 건물(지상4층-지하1층)을 준공했다. 농협 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추진한 비용만 4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은 현재 농협 업무 공간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임대를 내준 것으로 파악됐으며, 한 임차인에 따르면 매월 1평당 10여만 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남원농협 본점에 조합장실이 있지만, 이 값비싼 곳에 100여 평이 넘는 공간에 별도의 조합장실로 추정되는 사치스러운 업무시설을 꾸며놓은 것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전파되면서다.

현재 남원농협측은 해당 업무공간에 대해 정확한 용도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다수의 관계자 등은 별도의 조합장실이라는 것이다.

남원농협 한 관계자는 "박기열 조합장이 3선 도전을 앞두고 있어 조합원들 눈치를 살피느라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이미 인테리어와 가구, 시스템 에어컨 등 수천만 원의 재원을 투입해 호화스러운 조합장실을 만들어놨다"면서 "3선에 당선된다면 사용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더팩트>가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이 업무시설 입구에는 박기열 조합장의 인사말이 담긴 조형물이 세워져 있고, 굳게 잠긴 유리문 뒤로는 회의 테이블을 비롯한 컴퓨터 등이 설치돼 있었다. 가장 안쪽에는 방으로 추정되는 공간이 있었으며, 고급스러운 책상은 비닐로 덮어 놓은 것으로 보였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공간에는 개인 전용 화장실도 설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남원농협은 이 업무 공간에 대한 사용 용도를 밝혀달라는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날 저녁 이곳에 있던 회의 테이블 등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남원농협 관계자는 "조합장 사무실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알아보고 연락주겠다"는 답변을 뒤로하고 회신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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