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라안일 기자] 치매를 앓는 90대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위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1형사부(재판부 정정미)는 3일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57)씨의 항소심에서 1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6년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충남 천안 자택에서 화장실 문을 잠갔다는 이유로 93세 장모를 발로 걷어차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수차례 폭행한 뒤 방치한 채 잠들어 구조의 기회조차 상실했다"며 "피고인은 사실관계가 드러나기 전까지 진심으로 사죄하기 보다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징역 12년을 구형한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약한 피해자인 장모를 무자비하게 때려 숨지게 하는 등 납득이 되지 않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장모의 방에는 생활 쓰레기가 그대로 있는 등 위생 상태도 매우 나빴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 머무르는 동안 사람으로서도 제대로 존중받지 못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이 모두 선처를 원하고 있고 최초 경찰 조사를 제외하고는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인정하며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남은 생활 동안 불쌍하게 돌아가신 장모를 생각하고 속죄하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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