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신분세탁'?…아파트서 불법 약사로 일한 태국인 검거


경찰, 아파트서 의약품 100종 7465개 압수, 범죄수익금 5480만원 기소전 추징보전

김해의 한 아파트를 임차한 태국인이 무등록 약국을 개설한 뒤 한국에서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의약품을 불법으로 판매해 구속됐다. 사진은 무등록 의약품 판매 장소./경남경찰청 제공

[더팩트ㅣ김해=강보금 기자] 아파트에 무등록 약국을 개설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의약품을 불법 판매한 태국인 등이 9일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이날 태국인 A(28)씨를 국내 의약품을 온라인으로 불법 유통 및 공급, 판매(약사법 위반)한 혐의로 구속했다. 또 함께 불법 행위를 저지른 A씨의 남편과 종업원, 의약품을 공급한 약국 관계자 2명, 도매상 3명, 브로커 5명 등 10명도 약사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경남 김해시의 한 아파트 내에서 무등록 약국을 개설한 후 SNS 등을 이용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의약품을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반 약국 및 브로커 등을 통해 의약품을 구매했다. 이들이 임차한 아파트 내에는 항생제 등 전문의약품과 감기약, 소화제, 진통제 등 일반의약품 등 100여 종에 달하는 의약품들이 진열장에 비치돼 있었다.

이후 SNS 등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대금을 계좌로 입금받은 후 해당 의약품을 택배로 배송하는 방식으로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체류 외국인의 경우 언어소통이 어렵거나 불법체류자 신분 등을 이유로 일반 병원·약국에서 진료 및 의약품 구매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이용해 시중 가격의 10∼15% 비싼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했다.

이들을 검거한 경찰은 해당 아파트 내에서 의약품 100종 7465개를 압수하고, 불법 판매로 벌어들인 5480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에 대해서도 기소전 추징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질서 위반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다"라며 "의사의 진료·처방과 약사의 조제·복약지도 없이 온라인에서 의약품을 구매하는 것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처벌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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