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지난 7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광주를 방문 김대중 컨벤션센터(서구)에서 '만약 지금 DJ라면?'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민주당 시당 초청으로 이뤄진 이날 강연에는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인 이병훈의원, 조오섭, 이용빈, 윤영덕 의원, 당 고문인 천정배 전 장관, 그리고 민주당 시의원들을 포함한 다수의 시민들이 강연장을 가득 메워 야권 ‘빅 마우스’ 박 전 원장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박 전 원장은 특유의 위트 섞인 입담으로 "보수의 가장 큰 가치는 안보인데, 최근 북한 무인기의 서울하늘을 장시간 활공했다"고 일성으로 말하며 정부의 무능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어 "북한과 내통하고 있느냐?"는 대통령실의 모함에도 불구하고 세밀한 분석과 4성 장군 출신 군 경험을 바탕으로, 현 정부의 무능한 위기관리 능력을 비판한 민주당 김병주 의원을 추켜세웠다.
박 전 원장은 정부 인사 호남소외 문제에도 날을 세웠다. 특히 최근의 경무관급 경찰인사를 바라보는 자신의 심정은 "피가 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인사가 아닌 망사다" 고 격분했다.
또한 금번 대통령의 사면에서도 "다수의 호남 기업인들이 타지역 경제인들에 비해서 소외당했다"고 지적하면서 "특정 지역과 특정 세력만이 아닌, 모든지역과 세력을 포용하고 통합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강연에 참석한 지역 국회의원들과 시의원들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정치인의 책무는 "해야 할 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면서 "무엇이 두려운지는 모르지만 입을 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당대표의 정치탄압을 "DJ와 비교해 욕을 많이 먹었다"고 청중의 웃음을 유도한 후 "이재명 당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싸워서 이겨야 한다"라며 결집을 주문했다.
박 전 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반민주적이고 반개혁적인 노동, 연금, 교육개혁을 민주당이 선점하고 치고 나가야 한다"면서 민주당의 정치적 개혁 이슈선점과 순발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근 정계 이슈로 떠오른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는 광주와 호남이 앞장서서 수용해주길 주문했다. 28석의 호남한계를 인정하고 양당체제가 아닌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다당제의 정치지형을 만드는데 광주와 호남이 앞장 서 줄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박 전 원장은 "DJ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강의 주제를 환기시키며 "비민주적이고 반개혁적인 윤석열 정부에 대항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어려운 정국을 헤쳐 나가는데 호남이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을 것이다"며 한 시간 여의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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