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영덕·포항=김채은 기자·최헌우 기자] "위급 상황을 직감하고, 몸이 먼저 반응했어요"
경북 포항에서 비번인 소방관이 위급한 상황에 빠진 33개월 아이의 생명을 구해 귀감을 사고 있다.
귀감의 주인공인 영덕소방서 소속 김재윤 소방위(40)는 "그날 (1월 7일)은 어리고 소중한 생명을 구한 잊을 수 없는 날"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8일 영덕소방서에 따르면 포항에 사는 김 소방위는 비번을 맞아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포항시 남구 대도동의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어린이 공연을 보러갔다.
공연이 한창이던 오전 11시 37분쯤 김 소방위 옆 좌석에 앉은 여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품에 안은 아이의 이름을 수차례 부르며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순간 위급한 상황임을 감지한 김 소방위는 자신의 딸아이에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안심시킨 뒤 아이를 안은 여성을 따라갔다.
여성은 아이를 안은 채 복도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김 소방위가 아이를 확인했을 때 아이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심정지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그는 즉시 119에 신고를 요청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했다. 아이의 입에서 거품이 나오고, 청색증을 보이는 열성경련 증상이 나타났다.
신속한 응급처치로 아이는 병원 도착 전 의식과 호흡을 되찾았다. 아이 어머니는 처음 겪은 일에 연신 가슴을 쓸어내리며 감사의 눈물을 훔쳤다.
김 소방위는 "처음엔 가벼운 열성경련 증상도 의심했지만, 최악에는 심정지일 수 있어 곧바로 응급처치를 했다"며 "아이가 회복돼 정말 기쁘고 소방공무원이라서 보람찬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2012년 임용돼 올해로 11년 차인 김 소방위는 현장대응단에서 근무하며 빠른 판단력과 사명감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해오고 있다.
열성경련은 생후 9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가 발열을 동반한 경련을 일으키며, 현재까지 발병 원인이 밝혀진 적이 없다. 100명 중 3~4명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갑작스럽게 발병한다.
tktf@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