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천안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익명의 기부자들이 나타나 추운 겨울을 녹이고 있다.
29일 시에 따르면 지난 28일 청룡동행정복지센터에 9900만원의 기부금이 전달됐다. 마스크와 목도리, 모자로 철저히 얼굴을 가린 50~6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기부자는 이날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맞춤형복지팀’에 전달해 달라며 쇼핑백 하나를 두고 사라졌다.
쇼핑백을 열어본 직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좋은 일에 써주세요’라는 쪽지와 함께 현금 9900만원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기부금을 확인한 직원들은 황급히 뛰어나가 기부자를 찾았지만 그는 "신원을 확인하려고 하면 기부한 돈을 다시 가져가겠다"며 신원 공개를 완강히 거부했다.
박의용 청룡동장은 "익명의 기부자는 종종 봐왔지만 이렇게 ‘맞춤형복지팀’으로 전달해 달라는 경우는 처음있는 상황"이라며 "해당팀이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평소 기부나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은 분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청룡동은 29일 성금을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천안시복지재단에 전달해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과 지원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올해 익명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6일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천안시청 복지정책과를 찾아 전통시장에서 버섯을 판매해 마련한 352만 6700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27일에는 문성동에서 익명의 기부자가 "문성동 취약계층에 작지만 힘이되고 싶다"며 통장을 통해 50만원을 전달했으며, 28일에는 쌍용3동 행정복지센터에서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가 200만원을 기탁했다.
이밖에도 지난 12일 성환읍행정복지센터에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두유 15개 들이 100박스가 전달됐으며, 26일 성거읍행정복지센터에 쌀 10㎏ 20포, 29일 청룡동에도 쌀 10㎏ 30포가 전달되는 등 성금과 현물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추운 겨울 온정과 거액의 성금을 기부해 준 익명의 기부자님의 뜻이 어려운 이웃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 기부천사의 선한 영향력을 더욱 확산하고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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