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한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 호남지역 역사와 교육에 대한 혐오방송으로 지역 시민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지난 15일 유튜브 ‘펀앤드마이크TV’ 코너 ‘펜앤초대석’에서 ‘내발내눈으로 확인한 그들의 성지(광주 학생들은 이렇게 세뇌된다)‘ 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사회자로 참여한 전 MBC 아나운서 최대현은 “대한민국에서 모든 세금을 들여서 호남 지역을 대한민국의 반란군 지역으로 만들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패널로 참여한 강휘중 박사(한의사)는 광주에서 찍은 여러 사진을 보여주며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은 ‘공산주의 혁명 정신’, ‘광주 고등보통학교 동맹휴학 등의 방법의 일제 식민통치 저항’ 에 대해서도 ‘공산주의 서클’ 등으로 해석하며 설명한다.
이어 ‘여순은 반란 사건’, ‘제주 4⋅3의 배후는 남로당 공산주의자들’, ‘5⋅18때 계엄군은 시민을 학살하지 않았다’ 등 학계에서 역사적 해석이 끝난 사실을 왜곡하며 본인들이 진실을 말하는 것처럼 자극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결국 광주에서는 이런 왜곡된 내용을 학생들에게 세뇌시켜 대한민국을 반으로 갈라놓았다는 주장이 이 방송의 요지이다.
역사적 해석도 문제지만 이번 방송 형식이 일본 극우와 너무 흡사한 것 역시 큰 문제라고 지적된다.
이 방송을 본 상무동의 광주시민 A씨는 “왜곡된 역사인식도 문제지만 사회자가 자꾸 패널의 광주출신을 강조하더라. 댓글을 보니 ‘광주출신이 올바르게 이야기 해 주니 더 믿음이 간다’가 있었다” 면서 “패널분이 어떤 마음으로 이런 방송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고향에 이런 악의적 행태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 말했다.
이이제이 식으로 혐오하는 방식은 일본 극우가 전통적으로 쓰는 방식으로 8-90년대 오선화(일본명 고젠카)씨를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다.
그녀는 일본 극우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학위를 받고 교수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어두운 면만 사진으로 찍어 학생들에게 ‘더러운 한국인’ 이라는 주제로 노골적 혐한을 퍼뜨렸던 인물이다.
강휘중 박사는 광주 출신으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통일당 소속으로 21대 광주 북구 을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번 방송에 대해 광주 시민사회는 분노하고 법적 대응을 강구하고 있다.
아시아 인권포럼 김복주 대표는 “이 방송은 광주 교육과 학생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면서 “광주 청년들이 타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또 다시 주홍글씨 같은 낙인을 가지고 살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고 민⋅형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또한 황일봉 5⋅18광주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역사왜곡은 있을 수 없다” 면서 “5⋅18역사왜곡 처벌법으로 처벌 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광주시민은 “윤석열 정부가 극우세력의 지지율에 기대다 보니 이런 방송들이 서서히 늘어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면서 “지역 폄훼는 결코 방치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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