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펑펑", 뜻 모를 조형물에 16억…청도군 랜드마크 ‘논란’


초록색은 새마을운동의 기상, 주황색은 청도반시 이미지 특화…주민들, "초등생이 만들었나"

경북 청도군이 초록색은 새마을운동의 기상, 주황색은 청도반시, 굴곡진 모양은 청도천과 용각산의 굽어짐을 표현한 조형물을 만드는데 16억을 사용했다./청도군 제공

[더팩트ㅣ청도=김채은 기자] "요즘 초등학생들도 이것보다 더 아름답게 디자인할 수 있어요, 어디를 봐서 16억짜리로 보이나요"

경북 청도군이 지역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조성하면서 혈세 16억을 들여 전형적인 예산낭비의 표본이라는 지적이다.

1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 청도군은 매전면 원정 교차로 인근에 ‘청도군 랜드마크’를 만든다며 16억의 예산을 투입해 조형물설치사업을 진행했다.

1년의 공사로 이달 중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해당 조형물은 너비 30m, 높이 17m, 폭 2.2 m의 아치형의 형태로 청도교에서 청도시장 방향으로는 초록색, 반대 방향에는 주황색으로 표현했다.

해당 조형물에는 설계비 1억 5000만원, 조형물 기초 4억5000만원, 제작 및 설치 비용 10억원 등 모두 16억원의 혈세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해당 조형물이 공개되자 청도군민들은 청도군과 관련 없는 알 수 없는 형상에 16억의 예산이 쓰였다며 격분하고 나섰다.

주민 A씨(매전면·49)는 "16억원 짜리 조형물이라기에 두 귀를 의심했다"면서 "우리 초등학생 딸아이가 학교에서 그린 그림도 저것보다 나아 보인다"며 비난했다.

주민 B씨(화양읍·51)는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는 조형물이 생겨 무슨의미인지 몰랐다"며 "청도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는 누가봐도 청도군의 이미지가 떠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디자인전문회사 대표 C씨는 "비슷한 시기와 규모의 다른 조형물과 비교해봐도 16억은 과한 액수인 건 분명하다"며 "최근 유행하는 미디어아트 조형물도 이 금액은 아니다"고 말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양면으로 된 아치형 조형물의 초록색은 새마을운동의 기상, 주황색은 청도반시, 굴곡진 모양은 청도천과 용각산의 굽어짐을 표현한 것이다"면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9조 1항 5호에 따라 입찰 및 계약현황과 예산집행내역은 알려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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