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2기 전북체육회장 후보들…‘정치 역할론’ 독일까 약일까


1 vs 1 구도 속 후보들 정치 색깔 내부 이슈화
현 회장 ‘윤석열 만든 체육인 지목’ vs 상대 후보 민주당 전북도지사 측 활동

오는 15일 제37대 전북도체육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체육회장에 출마한 기호 1번 정강선(좌측) 후보와 기호 2번 김동진(우측) 후보. /페이스북 캡처

[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깜깜이지만 제37대 전북도체육회장 선거이자 민선 2기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강선 현 회장과 김동진 전 부회장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더팩트>가 선거를 하루 앞두고 두 후보의 최대 쟁점을 정리해봤다. 특히 양 후보간의 정치적 활동 관련 문제가 내부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어 이 사안을 중심으로 이슈를 정리했다.

◇ 윤석열 정부 탄생 주역 체육계 인사 정강선 회장?…보수 심장 일깨워

손혜원 전 국회의원의 폭로로 밝혀진 정강선 회장과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는 더불어민주당 뿌리라 불리는 호남정신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더구나 정 회장이 운영하는 광고 기획회사(㈜PN-피앤)가 윤 정부의 주요 사업을 수주하면서 전국적인 이슈를 만들고 있다.

손혜원 전 의원(의원 당시 더불어민주당-현 무소속)은 지난 10월 25일 ‘윤석열을 만든 체육계 인사들’이란 제목의 유튜브(손혜원TV) 방송을 통해 정 회장을 ‘주요 3인’ 중 한 명으로 꼽았다.

두 번에 걸쳐 2시간 이상 방영된 이 유튜브 방송은 조회수만 12월초 현재 10만뷰(두 개 통합)가 넘었고 댓글만도 수 천 개가 달렸다.

손 전 의원은 꼽은 윤석열 만들기 주요 3인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하종대 전 동아일보 기자, 정강선 회장 등이다.

정 회장은 대선이 끝난 10일 뒤 전북 내 모 일간지 칼럼을 통해 하종대 전 기자와 함께한 윤석열 선거 운동 과정을 설명하며 500만 체육인이 윤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손 전 의원은 "윤석열 당선의 결정적 영향으로 평가받는 호남의 변화(윤 후보 지지)는 호남 3개 지역(전북-광주-전남) 중 전북의 변화를 말하는 것으로 남원의 몰표가 이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전 의원은 이어 정 회장과 하 전 기자는 윤 정부의 주요 사업 참여와 공직 임명 과정을 설명했다.

실제 하 전 기자는 대선 이후 공영 기관으로 통하는 한국종합방송원장(K-TV)에 임명됐다.

정 회장이 운영하는 ㈜피앤은 지난 10월 공식 발표된 ‘대한민국 대통령실’이란 CI(coperate Identity-기업이미지 통합)를 수주했다.

이어 정 회장은 부산광역시가 발주한 8억 원 규모의 CI 개선 사업권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의원은 "광고-인테리어-전시장 구성 사업을 하는 ㈜피앤이 대한민국 대표 CI를 발주한 것은 디자인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우습게 아는 처사"라며 "대한민국 CI 망친 것을 대신 디자인으로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손 전 의원은 특히 "현재 ㈜피앤의 공식 자료(인터넷 정보 포함)는 모두 사라진 상태"라며 "대한민국 업계에서는 ㈜피앤의 자료(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당시 <더팩트>와의 전화 통화에서 "손 전 의원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현재는 손 전 의원에게 방송 자체를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 뒤 손 전 의원의 유튜버 방송은 삭제되지 않았고 정 회장의 법적 대응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 김동진 전 부회장,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 캠프 등 물밑 정치 활동

김동진 전 부회장은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 캠프 인사로 구분되어 있다.

민선 1기 체육회장 선거 당시 송 전 지사가 사실상 지목해 전북도체육회장에 출마한 김광오 회장(흥건사)의 선거 책임을 맡은 바 있다.

아울러 송 전 지사의 3선 도전에 핵심 인사로 활동했다. 그러나 김 회장도 낙선했고 송 전 지사의 3선 도전도 실패했다.

김 전 부회장의 입장에선 실패한 더불어민주당 측 인사들의 정치적 배후가 된 셈이다. 이로 인해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체육계 인사가 지나치게 정치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김 부회장은 송 전 지사가 3선 도전에 실패한 후 현 김관영 전북도지사 선거에도 참여했다는 후문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부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인 활동이 아니라 개인 정치 성향을 활동으로 체육회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양 후보의 정치 성향으로 일어난 일

먼저 정 회장의 ‘윤석열을 만든 체육인 주장’은 오히려 전북 도내 보수 표심을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내에서 윤 정부와의 소통이 상당 부분 막힌 상태에서 체육을 통해 그나마 소통의 숨통을 연 인물이 바로 정 회장이란 평가다. 이런 점에서 체육계 내부에서도 향후 전북 체육 정책과 예산 반영, 특히 지리산에 조성 중인 국가 체육훈련원 건립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 정 회장을 지지하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일단 김 부회장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를 꾀했던 사람들은 "정 회장은 정치적으로 본다면 사실상 윤 정부 소속 후보로 볼 수 있다"며 "도민 83%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정서와 대비되는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점이 후보 단일화 명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의 경우 체-정 분리라는 지적엔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선 1기 선거에서 정치적 후원을 받은 후보가 떨어진 것은 체정 분리 원칙을 깼다는 지적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부회장을 지지하는 측은 오히려 윤석열을 만들었다는 정 후보측이 더 정치적인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는 오는 15일 오후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전주교대 황학당 1층에서 치러진다. 선거인당은 342명이며 이들은 각 시·군 체육회 소속 대의원과 정회원 종목단체 대의원 중 추첨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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