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저에게 무릎 꿇고 사정한 양반이 무슨 일로 변했는지 모르지만 기가 막힌다.”
13일 오전 11시 광주시의회 1층에서 3년 만에 광주를 찾은 일 시민단체 다카하시 대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양금덕 강제징용 피해자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강력히 비판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지난 9월 박진 장관이 광주에 본인을 찾아와 두 손을 잡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하고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 본인을 기만한 행위였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는 2022년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 수상이 취소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국가위원회가 주관해 시상하는 ‘대한민국 인권상’은 인권옹호와 발전에 공적이 있는 인사에게 시상하는 상으로 위원회 추천 대상자가 국무회의 절차를 거쳐 수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양 할머니의 경우 행정안전부가 국무회의에 상정을 하지 않아 무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사정을 두고 (사)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은 외교부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의견을 제출함으로써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의 반발은 거셌다. 지난해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한 '학벌없는 시민모임'은 양 할머니의 수상이 취소될 경우 국가인권위에 인권상을 반납하겠다고 항의했다.
또한 시민사회 자체적으로 양할머니에게 '시민들이 주는 인권상'을 지난 11일에 수여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카하시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성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 대표도 “일본에서 양금덕 할머니가 국가 인권상을 받으신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뻤다”면서 “거대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소송하는 그런 부분에 인권상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인권상 수상 취소를 행한 한국정부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분노한다”면서 “한국정부 뿐 아니라 일본정부도 그렇다. 하지만 가장 분노해야 할 것은 바로 미쓰비시 중공업이다"라며 이 소송의 당사자는 미쓰비시 중공업이고 당사자임에도 사과를 하지 않는 것에 치가 떨린다는 했다.
양 할머니는 “일본에게 사죄 한 마디 못 듣고 우리를 무시한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힌다”면서도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으니까 젊은이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일본을 이겨주기를 바란다”며 미래세대는 본인과 같은 불행한 역사를 겪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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