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I 전남=이병석 기자] 한국전력공사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한전법 일부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13일 한전 등에 따르면 한전법 개정이 연내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내년 초 전기요금을 금년 인상분의 3배 이상 올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표결 결과를 들어 부결 책임론의 무게 중심이 야당으로 기우는 가운데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야당 의원의 주장이 나왔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제주시·을)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전법 표결에)반대한 이유는 한전이 전기를 사오는 가격보다 훨씬 싸게 판매해 적자가 늘고 있는데(평균 178원/kWh에 사서 116원/kWh에 판매) 가격구조 정상화 등 근본적인 고민 없이 빚만 더 지겠다는 미봉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의 금리가 올라가고 사채 발행이 어려워져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며 "내년도 경기 침체로 추경을 위한 국채까지 발행하면 일반 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산업부와 한국전력은 사채를 더 발행하지 않으면 전기료를 대폭 인상해야 하고 국가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압박하면서도 "경영개선의 계획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가격구조의 개선과 재무 건전성 확보 방안을 함께 제시하면 사채 발행 한도 상향에 동의할 수 있으니 야당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야당을)설득할 방안을 만들어 오면 된다"고 항변했다.
또한 "상임위는 피감기관인 산업부와 한전의 입장을 많이 고려하게 되지만 다른 의원들은 비정상적으로 낮은 전기료로 인해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낮은 전기료에 의존하는 일부 산업의 과다한 전기 사용 등을 함께 고민하느라 반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기료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현재 진행 중인 정부의 에너지 바우처를 통한 재정 지원 등을 확대하면 되고, 가정용이 아닌 산업용 전기부터 현실화할 수도 있어 그런 근본적인 방안은 정부가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정부에 공을 넘겼다.
김 의원은 이어 "법안이 부결된 날 한국전력의 주가는 오히려 4.65% 상승했고 시장에서는 이 기회에 전기료 가격체계 개편 등 전반적인 고민을 할 기회가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폭탄 떠넘기기처럼 가격 인상을 계속 다음 정부로 넘기는 방식으로는 발전이 없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단순히 한전의 사채 한도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재무구조 정상화는 물론,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위한 고민이 동반돼야 하는 문제"라며 "많은 의원들이 사전에 함께 논의하지 않았음에도 마음이 통해 법안을 부결시킨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이런 정책적인 이슈에서 (민주당이)그 힘을 보여줬기에 오랜만에 민주당이 제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라면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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