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민주노총공공연대노동조합 순천만잡월드지회가 운영미숙을 드러낸 위탁회사 교체와 관리.감독에 소홀한 순천시의 책임행정을 요구하며 시청 정문 앞 점거시위, 부분 파업, 시가지 가두 행진 및 천막 노숙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순천만잡월드의 노사관계는 순천시로부터 경영 전반을 위탁받은 위탁사 (주)드림잡스쿨의 책임하에 고용이 이뤄졌음에도 노조는 위탁사 교체와 시장과의 면담 등을 요구하며 순천시청 현관 앞에서 풍찬노숙을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
순천시 안팎에서는 노조의 주장과 요구가 과도한 게 아니냐고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노조측은 위탁사의 비정상적 경영과 노조탄압, 순천시의 책임 방기 등을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히고 있다.
◇ 현재 상황
′21.10.16일에 개관한 순천만잡월드는 시로부터 수탁받은 수탁사 ㈜드림잡스쿨의 명의와 책임 아래 사무를 수행하는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계약기간은 2023년 12월까지이며 순천시는 적자 예상 금액인 33억9천여만원을 수탁사에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드림잡스쿨 종사자 70명 중 44명이 지난 11월 3일에 노조를 결성하고 공공연대노동조합에 가입한 상태다.
드림잡스쿨은 코로나19로 인해 입장객 수 감소로 인한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상여금 200% 지급, 각종 수당 인상 등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리어 자구책의 일환으로 20명에 대해 정리해고 및 구조조정 시행을 노조에 일방적 통보했다.
이후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11월 21일 조정 중지에 따른 쟁의권 발생으로 노조가 11월 24일부터 부분 파업을 벌였고 사측에서는 12월 1일부터 직장 폐쇄로 대응하고 있다.
◇ 노조의 요구
잡월드지회는 임금 인상 요구안을 거부하고 운영이 미숙한 수탁사인 ㈜드림잡스쿨과의 계약 해지를 순천시에 요구하고 있다.
잡월드지회는 또 11월 중 계약만료 된 8명 중에서 비노조원으로서 자진 퇴사한 1명과 재계약한 필수인력 1명 등 2명을 제외한 노조원 6명만 재계약하지 않고 해고시켰다고 이들 6명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잡월드지회는 순천시와 ㈜드림잡스쿨간의 체결한 협약서에서 상여금 100%를 상.하반기에 지급키로 했으나 상반기 분 50%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문제삼고 있다.
또 임금 200만원을 지급하되 ‘4대보험 별도’라고 돼 있음에도 위탁사는 4대보험료 일부를 제하고 15만여원을 제하고 지급한 것도 위탁사가 협약서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위탁사인 ㈜드림잡스쿨이 상여금 50% 미지급과 4대 보험료 일부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체불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감사원에 ▷위탁사에 23억 지출 내역 감사 ▷협약서와 조례에 따른 사업 시행 여부 감사 ▷비정상적인 위탁운영 실태 감사 ▷위탁사 선정 과정상의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 감사 등 5건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해 놓고 있다.
순천시가 경영적자를 이유로 노사 분규를 일으킨 ㈜드림잡스쿨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소 성급한 청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 ㈜드림잡스쿨 반응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입장객이 거의 없었고 직원들도 코로나에 감염되는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로 인해 경영상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순천시가 손실분인 1억3천만원 가량을 보존해 주지 않으면 노조가 요구하는 상여금 지급과 임금인상 등의 요구사항은 수용하기 힘들고 도리어 정리해고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드림잡스쿨은 노조가 11월 한 달 동안 계약직 근로자 6명이 1년 단위 근로계약 만료로 그만 두게 된 것인데 이를 '정리해고'로 둔갑시켜 선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순천시와 ㈜드림잡스쿨 간에 맺은 세부협상안을 근거로 상여금과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협상안에 제시된 상여금 지급은 회사가 이익이 나고 업무성과를 인정해서 지급하는 것인데 적자인 상황에서 상여금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4대 보험료 부담은 회사와 근로자가 분담하는 원칙에 근거해서 근로자 부담 분을 급여에서 지출한 것을 두고 노조측이 과도한 해석과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위탁사측은 세부협상안에 초과근무와 휴일수당 지급 항목이 없는데도 이를 지급한 사례에서 보듯이 세부협상안은 하나의 가이드라인 일 뿐 이라는 설명이다.
최악의 경우 노조가 법에 호소할 경우 불리할 것이 없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순천시 입장
순천시는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위탁사인 ㈜드림잡스쿨이 운영미숙을 드러내며 경영상 적자를 이유로 노사분규를 야기한 행태에 대해서도 단호한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시는 기본적으로 수탁사인 ㈜드림잡스쿨과 계약직 노조원 간의 문제여서 개입할 상황이 아니지만 파업과 시위 등의 소란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을 중재하는 차원에서 제한적인 개입에 그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시가 협약서를 근거로 인력변동, 휴관, 단축근무, 센터장 선임 등의 중요 문제에 사전 승인을 받는 등 업무에 상당한 관여를 해 온 터여서 제3자라기 보다는 노조와 대화 당사자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시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여 위탁사와 협상 때 일반관리비 증액 및 운영비 산출 기초가 되는 목표 방문객 수 조정 등 손실 보전분을 사전 반영해 줬음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예상 매출 손해액 1억 3천만 원을 추가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는 또 ㈜드림잡스쿨이 시와 사전 협의없이 구조조정 계획을 노조측에 일방통보한 수탁사에 경고조치를 했고 협약내용 및 관련 규정 철저 이행 등을 지시한 상태라는 것이다.
㈜드림잡스쿨측의 적자 주장에 대한 사실확인을 위하여 전문 회계사에 의뢰 긴급 회계감사 및 위탁사무 처리 전반에 관한 지도 점검을 실시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단호한 조치도 예상되고 있다.
시는 또 잡월드노조가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 자제하고 있으나 직접고용을 목표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거두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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