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대전대책회의 "윤 대통령, 총리‧행안부장관‧경찰청장 파면해야"


딸 잃은 유족 "일상 복귀 위해 대통령 사과‧성역 없는 처벌 절실"
첫 지역대책기구 구성…광주‧울산‧인천 등 논의

12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과 이태원 참사 대전대책회의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대전=라안일 기자

[더팩트 I 대전=라안일 기자] 대전지역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등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의 파면을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 유족과 46개 대전지역 종교·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이태원 참사 대전대책회의'는 12일 오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진짜 책임자 비호를 중단하고 성역 없는 진상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태원 참사 공동대응을 위한 지역 대책기구 구성은 대전이 처음이며 광주와 울산, 인천 등에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유족과 대책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소위 윗선과 진짜 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조사 대상 책임자들이 현직에 있는 상태에서 경찰 수사가 스스로 공언한 대로 성역 없는 수사가 될 것인지 깊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의 단독 추진으로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지만 이에 반발해 국민의힘 소속 국정조사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며 진상 조사를 방해하고, 목숨 걸고 책임자를 비호하는 기행을 벌이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당장 막말과 비상식적 진상 규명 방해 행각을 멈추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시급히 참사의 국가 책임부터 인정하고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며 "또 책임적 위치에 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과 한덕수 국무총리, 윤희근 경찰청장 파면을 통해 성역 없는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10.29 이태원 참사는 예고된 참사로 막을 수 있었던 인재이기에 분노한다"며 "유족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일방적인 추모기간, 영정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 운영 등 보여주기식 행정을 보이는가 하면 유가족협의회 출범에 정치적 색깔을 입히려는 등 정부, 여당의 책임적 위치에 있는 자들의 2차 가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어머니(앞줄 맨 오른쪽)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대전=라안일 기자

이태원 참사로 20대 딸을 잃은 송진영 씨는 "(정부가) 유족들에게 트라우마 치료를 받으라고 하고 있지만 실상은 정부가 유족을 향해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정부가 유족들을 편하게 일상으로 돌려보내줄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의 사과, 그날 사고의 원인과 경과 등 진상 규명과 잘못한 사람들에 대한 성역을 가리지 않는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6일은 참사가 난 지 49일째이다. 유족들은 16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다시 모여 추모하려 한다"며 "이태원 참사, 저희의 아이들 기억해 주셔야 이런 참사가 또 일어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부모는 "맨 아래 윤희근부터 맨 위 한덕수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한명도 없고 모두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진상이 투명하게 밝혀질 때까지 다른 유가족과 함께 전사가 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대책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태원 참사 발생 49일째인 16일까지 집중 추모주간으로 정해 추모촛불, 대전시민분향소 설치 운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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