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군위=김채은 기자] 경북 군위에서 초등학생이 담임교사를 폭행하는 심각한 교권침해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초등학교와 경북교육청의 안일한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3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학교폭력 문제로 수차례 전학을 다닌 초등학생이 급기야 담임교사를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학교와 교육당국에서 해당 사태를 방관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4일 군위군의 한 초등학교 4교시 체육 수업 중 A군(9)은 경기 결과에 불만을 품고 동급생을 때려 안경을 부러뜨렸다. 이를 목격한 담임교사 B씨(60대·여)가 A군을 훈계하자 "왜 내 편을 안 들어주느냐"며 교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두 차례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B씨는 그 자리에 있던 학생 6명 중 한 명에게 "다른 선생님을 불러와 달라"고 했고, 부름을 받고 온 C선생에게 "신고 좀 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B씨는 사건 직후 충격에 빠져 내달 2일까지 병가를 냈으며, 다른 교사들이 B씨를 대신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그 자리에 있던 아이들 6명이 B씨가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다 들었지만, 학교에서는 일을 크게 만들지 않으려고 그 호소를 묵살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A군은 폭력성향이 강해 심리 치료 등이 필요해 보이는데 교육 당국은 무책임하게 전학처리만 해댄다"며 "같은 반 학생들도 폭력성향이 강한 친구가 있으면 수업권 침해를 받게 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A군은 지난달 해당 학교로 전학을 온 뒤 심리치료 등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해당 초등학교 관계자는 "A군은 6차례 전학을 다닌 것으로 알고 있으며, 우리 학교에는 지난달에 전학을 왔다"며 "학교에서 은폐하려고 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군위지원청 관계자는 "B군이 해당 학교에 와서도 폭력 문제를 일으켜 Wee센터(아동·청소년 상담센터)에 의뢰를 해볼 것을 논의하던 중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전에 다녔던 학교에서의 상담 이력이나 심리치료 이력은 교육청에서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확인결과 A군은 폭력가정에서 자라 현재 아동복지시설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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