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여야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여의도 국회 운동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친선 축구경기가 열린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광주‧전남 각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당 차원의 국정조사 촉구 시민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축구대회에 참여한 이 지역 국회의원들의 모순된 행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축구대회 축사에 나선 김진표 국회의장은 "22년 만에 여야 축구대회가 성사됐다. 축구 시합 한 번 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웠다"며 "국정조사 등으로 여야간 긴장이 높아졌지만, 그럴수록 여야 의원들이 서로 몸 부대끼면서 땀 흘리는 모습 보면 국민이 조금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라고 축구대회 개최의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시‧도당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더팩트> 취재를 종합해보면 다음날인 19일에 서울에서 전국 촛불집회가 열리고,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민적 애도와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굳이 이시기에 여야 축구대회를 열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적 의견이 많았다.
광주 시당에서 당직을 맡고 있는 A씨는 "거리에서 시민들은 국정조사 촉구 서명에 동참하고, 정작 지역 국회의원들은 여야 축구대회에 참석하는 두 얼굴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며 "도대체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들이냐?"며 거칠게 날을 세웠다.
SNS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아이디 정×× 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이 시국에 어린 학생들도 나라를 위해서 집회에 참석하는데 국회에서는 여야 축구대회라니"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아이디 Lee××는 "외국인들까지 집회 참석해 자봉하고 같이 행진까지 마쳤는데 얼빠진 민주당 의원 ××들은 그 와중에"라는 격한 게시 글을 올렸다.
한편 이날 축구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은 김승남 의원, 이형석 의원, 조오섭 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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