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장명수 전 총장…이태원 참사 “성찰과 반성이 먼저”


장명수 전북대‧우석대 전 총장 생애사 또는 회고록②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 /전주=김도우 기자

[더팩트 | 전주=김도우 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정부가 국정의 기본을 이행했는지 되묻고 있다. 사전 대비는 없었고, 대응은 늦었다.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이어졌던 112신고, 뒤엉킨 보고체계 등 부실대응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가의 부재’가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90)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압사‧붕괴는 어느 나라, 어느 시기에나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선진국 나라에서 후진국 같은 사고가 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전반의 안전성을 높여나가는 큰 틀의 전환에 나서는 일도 과제로 꼽힌다"고 진단했다.

장 전 총장은 이어 "수습 과정은 성찰과 반성이 아닌 논쟁의 영역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태원 참사가 안전관리 소홀로 이해하면 되는가요.

그렇다. 안전관리 소홀이다. 질서 관리 책임자들이 방관했다. 관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국민을 향한 투철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그들은 단순히 월급쟁이가 아니다. 공직자는 누구든 그러면 안 된다. 안전장치와 제도가 만들어져야 마땅하다.

- 현 정치를 평가한다면.

요금 정치는 문자 그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정치를 하고 있다. 특히 청·장년에게 더러운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어찌 되어 정치가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정치가 유치해졌다.

- 정치가 좋아 던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얼마 전까지 의연하고 노련한 정치를 했다. 나라 사랑 마음에 정치를 한 것이다. 정당정치의 대변인은 꽃이다. 미각과 감각을 나타낸다.

내가 기억하는 정치인 중 조재천이란 사람이 있다. 전남 광양출신 법조인 출신인데, 대구에서 당선된 사람이다.

당시 4대 국회 때 민주당 대변인이었다. 예리한 판단력과 조직적 분석력의 소유자로 평가받았다. 3·15 부정선거를 통해 영구 집권을 획책하던 자유당을 ‘세 치의 혀’로 난타해 ‘조재천의 혀는 국군 1개 사단의 화력과 비교된다’는 말을 남길 정도였다.

국민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도 그의 작품으로 알고 있다.

- 정당의 대변인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요.

정당의 대변인 제도는 정치인들이 출세하는 데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의 저질화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꼽혀왔다. 언제부터인가 정당 대변인의 임무가 소속 정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본래의 역할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흠집내는 것이 주업무가 되고 말았다.

언어의 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촌철살인 식의 성명이나 논평은 사라지고 전투장을 방불케 하는 원색적이고 살벌한 용어가 판치기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정치가 외면당하는 것이다.

- 전북 정치는 어떻다고 생각하는가요.

공천경쟁만 있지, 당선 경쟁이 없다. 당내 경쟁이다 보니 음모적이고, 모함적이다. 당선만 되면 된다는 식이라 인물이 탄생할 수 없다.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예전 전북은 모두 거물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선과 정당 정치에 매몰돼 치열함 없고, 인물이 없는 듯하다. 시민들이 국회의원이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하는 것은 큰 문제 아닌가. 정치가 참 우습게 되었다.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90)은 정치는 사람을 위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김도우 기자

-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는가요.

정당 자체가 인물을 교체해야 한다. 국민이 신뢰하고, 추앙하고. 미래 감각 있고,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해야 한다. 작은 지식으로 정치를 한 다는 것은 난센스다. 정치인은 전문지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 정치인은 존재 가치가 없다.

- 정치인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말인가요.

정치는 국민들이 안도감을 갖고 신뢰를 가져야 한다. 당내 혁신이 필요하다. 끼리끼리 하는 정치는 안 된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 된다면 정치가 잘 될 일이 없다. 지금 정치인들이 실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이유다. 이런 점들을 잘 생각해서 해야 한다. 정치는 실력이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

- 전북지역 노후화와 인구감소가 심각합니다.

어렵고, 무거운 과제다. 인구 감소는 소득을 올리고 인구가 줄어들면 괜찮은데, 그렇지 못한 게 문제다. 나는 인구 보다, 경제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축적된 파워에서 나와야 한다. 지금 전북은 관광에서 이익을 좀 얻는다. 그런데 관광은 국제적 시대 상황에 민감하기 때문에 복합적인 문제다. 전주는 관광, 군산 조선업 등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기본이 답이다.

-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나요.

문화·의료·일자리 이 세 가지가 있어야 사람이 모인다. 이것은 명심해야 한다. -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시 정도 일어냐 지역신문 1개, 중앙지 2개, 일본 아사히 신문(朝日新聞) 25년 봤다. 내가 일본에서 공부를 했다.

- 지금도 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이 들면 착각, 착시가 일어날 수 있어 면허를 반납해야 하지 않나 라는 질문을 한다. 그런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나는 운전대를 잡으면 정신 무장이 된다. 절대 사고 나면 안 된다는 생각을 1분 정도 하고 운전한다. 나에게 운전은 특수한 시간이다. 정신무장이 된다. 장거리나 밤에는 하지 않는다. 행사가 있을 때 가면 곤란한 경우가 있어 운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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