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전주= 김도우 기자] 전북개발공사 사장 임명을 놓고 전북도와 도의회가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서경석(65) 후보자에 대한 전북도의회의 반대에도 김관영 지사가 사장 임명을 강행. 도-의회 협치가 흔들흔들 하다.
김관영 지사는 3일 오후 서경석 후보자에게 전북개발공사 사장 임명장을 줬다.
임명장 수여는 전북도의회가 서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과 재산 증식 과정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임명 강행시 수사 의뢰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지 하루 만에 전격 이뤄졌다.
김 지사는 이날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 후보자는) 개발공사가 역동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할 사명을 수행할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북의 경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전북 발전에 기여할 부문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더 나은 개발공사를 향한 꿈을 더 지체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인사청문 위원들의 지적을 새기면서 더 겸손하게 더 역동적으로 일하면서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도의회는 강력 반발했다.
도의회는 서 사장은 사업 내용 등을 숙지하지 않았고, 관련 정부정책과 추진사업도 답변하지 못하는 등 준비성과 업무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판단,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결국 서 사장은 예정된 도덕성 검증을 받지 못했다.
서 사장이 전격 임명되자 도의회는 "협치 포기 선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도의회는 11월 예정된 행정사무 감사 파행이 예상된다고도 했다.
국주영은 전북도의회 의장은 "서 사장은 모든 면에서 적격성에 근접할만한 점을 찾기 어려웠던 매우 이례적인 후보였다는 게 청문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아무 관련도 없는 전기차 기업 유치 포부를 밝히는 등 공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부적격 후보"라고 비판했다.
국주영은 의장과 도의원들은 도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도의회는 향후 서 사장의 부동산 투기 의혹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방침이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달 31일 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으나 청문위원들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전북도의회가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것은 2019년 인사청문회 도입이후 처음이다.
인사청문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건설안전위원회는 2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고 의회를 경시한 서경석 후보자를 임명하면 행정사무감사 거부와 후보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검토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신임 서 사장은 기아자동차 중남미팀장과 수출관리실장, 현대건설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도의원들로 부터 건설 실무 경험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재산 형성 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5년간 금융거래 정보와 직계존비속 재산 내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서 후보자는 독립생계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로 인해 청문회가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전북도는 산하 출연기관 16개 가운데 9개 기관이 인사 청문대상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과 전북개발공사에 이어 연내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