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거부‧촛불집회에도...대전교육청, 용산초 모듈러 조성 ‘속도'


설계용역 마무리…규격 공고→계약심의→공개입찰 예정
학부모 분교장‧분산배치‧공동통학구역 요구…교육청 답변 대기중

대전 용산초등학교 전경. 펜스에 둘러쳐진 옛 용산중학교 용지에 모듈러 교실이 건립될 예정이다. / 대전=라안일 기자

[더팩트 I 대전=라안일 기자] 대전 용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모듈러 교실(이동형 학교 건물) 조성에 반발해 촛불집회를 열고 아이들의 등교 거부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전시교육청이 설계 용역을 마무리 짓는 등 해당 사업의 속도를 올리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용산초 인근 용산지구(호반써밋 그랜드아파트) 3500세대 입주로 최대 1212명의 초등생이 늘 것으로 예측되자 옛 용산중학교 용지에 모듈러 교실 36실을 설치하기로 하고 설계에 착수했다.

지난 24일 납품받은 설계용역 최종보고서에는 모듈러 교실이 들어설 부지의 기반 공사와 조리실 건물 등을 위한 내용이 담겼다.

모듈러 교실 제작은 좁은 면적, 안전 문제 등 제기된 우려를 해소한 뒤 진행할 계획이다. 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모듈러 교실 규격을 공고하고 계약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개 입찰을 붙일 예정이다.

특히 모듈러 1개당 내진 성능 등이 검증됐지만 모듈러 교실 36실을 모두 결합했을 때 성능 검증이 안 된 만큼 구조 안전성 시험성적 등을 입찰 조건으로 내걸 방침이다.

대전교육청은 용산초에 전‧입학할 용산지구 아이들이 내년 4월쯤 입주 예정인 만큼 3월까지 모듈러 교실 건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24일 대전시의회 소통실에서 열린 용산지구 학생 교육권 확보방안 모색 주민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용산지구 예비입주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 대전=라안일 기자

다만 기존 용산초 학부모들의 반발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모듈러 교실을 반대하는 용산초 학부모들은 지난 17일부터 아이들의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첫째 주(17~21일)에는 졸업을 앞둔 6학년을 제외하고 1~5학년 200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둘째 주를 맞은 24일부터 매일 2개 학년씩 돌아가며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육청에 △분교장 설치 △용산초를 비롯해 관평동 3개 학교(관평·동화·배울초) 분산 배치 △공동 통학구역 설정으로 전학 등을 요구하고 오는 28일까지 답을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공동 통학구역 설정에 따른 특정 학교 쏠림 현상으로 과밀학급(학급당 28인 이상) 우려가 크지만 모듈러 교실에는 아이를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부모들은 지난 19일 용산초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는 등 모듈러 교실 건립 반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원경 용산초 모듈러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직 대전교육청으로부터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등교 거부는 계속 진행하고 교육청 답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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