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의례로 변질된 전북도의회 인사청문회…비판·견제해야


31일 전북개발공사 사장 내정자 인사 검증 “변화 줄까”

전북도의회 전경/더팩트DB

[더팩트 | 전주=김도우 기자] 전북도 출연기관 사장 등의 도의회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늬만 공모하고 전북도의회 인사청문회는 통과의례로 변질 되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전북도의회는 ‘맹탕’ 청문회를 거쳐 ‘적격’ 의견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북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위원장 이병도)는 음주운전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된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에 대해 지난 6일 ‘긍정’ 의견을 냈다.

위원회는 '적격' 또는 '부적격'을 명시하지 않고 평가서 대부분에서 긍정 평가를 했다.

청문위원들은 당초 후보의 도덕성 문제와 지역 이해도 부족 등을 들어 경영자로서 자질에 의문을 표했지만, 막상 '긍정' 평가를 해 인사청문회 무용론을 자초했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김관영 도지사가 내정한 인물이 '무사통과' 하면서 청문회가 통과의례로 변질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 도입된 전북도의회 인사청문회의 대상은 현행 5개 기관에서 올해 9개 기관으로 확대됐다.

도의회는 그간 단 1명의 내정자도 걸러내지 못했다. 인사청문회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방증이다.

25일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인사청문위원회는 31일 현대건설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 출신인 서경석(65) 전북개발공사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김관영 전북지사와 대학 동문인 서 내정자는 기아자동차 중남미팀장과 수출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앞서 도의회가 전북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에 대한 첫 검증에서 '맹탕'이란 비판을 받았던 터라 이번 청문회에 관심이 쏠린다.

전북도의회 한 의원은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제기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부정적인 보고서가 채택된 후보자에 대한 임명은 아예 차단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인사청문회 불패’ 현상에 대해 "청문위원으로 참여하는 의원들이 그분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청문위원들도) 성심 성의껏 자료 준비하고, 질의하지만 결과적으로 적격이 나오면 대상자에 대한 평가보다 다른 이유로 된 것처럼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북도의회 청문위원 중 한명은 "인사 청문 대상 후보자를 지명하기 전에 얼마나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추천했는지 우선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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