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충북경찰의 성매매 수사와 어수선한 공무원 사회

경찰 로고. / 더팩트DB

[더팩트 | 청주=이주현 기자] 요즘 충북 청주에서는 충북경찰청의 ‘성매매’ 수사가 시민들의 안줏거리다. 경찰이 지난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유사 성행위 마사지 업소를 단속해 확보한 매출장부 2권에 500명이 넘는 남성과 여성 접객원들의 신상 정보가 적혀 있다.

이 장부에 충북의 현직 공무원 신상 정보도 적잖아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직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일례가 있다. 지난 6월 청주시 청원구의 한 무인텔에서 충북교육청 소속 40대 공무원이 여자 중학생과 성매매를 했다가 현장에서 검거됐다. 이 공무원은 범행 당일 오후 출장 근무를 신청한 뒤 나갔다가 업무를 빨리 끝내고 성매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선 일 잘한다고 알려졌던 공무원이었다. 언론에 기사가 나간 뒤 해당 직원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뒤늦게 알았다는 직원들도 있다.

현재 경찰은 140명 안팎의 신원을 특정해 소환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아직 3분의 1도 채 이뤄지지 않았지만 드러난 성매매 혐의 공무원만 10여 명으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공무원의 비위가 드러날지 가늠할 수 없다.

경찰은 일단 이달 말까지 150명 정도를 먼저 조사해 검찰에 송치한 뒤 추가 수사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드러난 ‘성매매’ 혐의 공무원 10여 명의 소속기관은 충북도교육청, 청주시, 괴산군, 증평군, 보은군, 육군, 공군 등이다. 경찰은 해당 기관에 등기로 수사 개시 통보서를 보냈다. 적발된 군인의 경우 각각 육군과 공군 군사경찰에 이첩됐다.

30대 업주는 구속 송치했고, 20대 여자 종업원 10여 명은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업소는 여성 접객원을 고용해 유사 성행위 영업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예약제로만 은밀하게 손님을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장부에 성 매수자들의 전화번호가 적힌 것으로 추정된다. 예약 손님에겐 성매매 방식과 수위에 따라 11만 원에서 15만 원을 받고 유사 성행위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성매매가 불법인지 모를 리 없다. 성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형사처분 대상이다. 성매매 특별법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명시돼 있다.

알선한 경우라면 처벌의 수위가 더 높아진다.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걱정되는 건 이들이 혐의를 부인해 수사가 장기화하는 것이다. 유사 성매매는 일반 성매매와는 달리 현장에서 적발돼도 잡아떼기 일쑤다. 경찰이 확보한 장부와 통화내역 등을 통해 혐의가 결국 드러나겠지만 쓸데없이 시간이 낭비될 수 있다.

만약 억울하게 범죄에 연루됐다고 생각이 들면 무고함을 입증하면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순순히 경찰 조사에 응해 죗값을 치르면 된다.

충북경찰의 수사 결과에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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