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려죽어, 치킨 500개 까야" 제빵공장 20대 여성 '마지막 메시지'


노조 "회사가 책임전가"

강규형 화섬식품노조 SPL지회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러한 메시지를 공개하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화섬식품노조 SPL 지회 제공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졸려죽어, 내일 롤치킨 대비해서 데리야끼 치킨 500봉 깔 예정"

평택의 한 제빵공장에서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는 기계에 끼여 숨진 여성 근로자가 사고 당일 연인에게 보낸 메시지다. 두 사람은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이였다.

강규형 화섬식품노조 SPL지회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러한 메시지를 공개하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대화 내역을 보면 남자친구 A씨가 "오늘 무슨 일 있었느냐"고 묻자, B씨는 "일 나 혼자 다 하는 거 들킬까봐 오빠 야간 (근무로) 오지 말라고 했다. 사실 이건 일상이야"라고 답했다.

B씨는 "졸려 죽어. 내일 거 롤치킨 대비해서 데리야키 치킨 500봉을 깔 예정. 난 죽었다. 이렇게 해도 내일 300봉은 더 까야 하는 게 서럽다"고 했다. 그러자 A씨는 "속상해, 한 명 더 붙여달라고 그래, 바보"라고 했다.

당시 두 사람은 이틀 뒤 휴가를 내고 함께 부산 여행을 떠나기로 계획했다고 한다.

강 지회장은 "그날은 업무량도 많았고, 전날 했던 물량도 밀려와서 사고자가 업무를 처리하는 데 굉장히 힘들어했다더라"고 사고 당일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식자재) 15㎏ 통을 계속 받아서 12단으로 쌓아야 된다. 그 무게를 한두 시간도 아니고 11시간씩 해야 한다"며 "그런 식으로 일을 시키는데 힘들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항상 위험이 도사린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휴식도 중간에 15분씩 쉬는데, 중간에 청소도 하면 실질적으로 쉬는 시간은 7∼8분에 그친다"며 "그날(사고 발생일)은 또 쉬지도 못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 정도로 일의 강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SPC는 전날 허영인 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사측은 "원래 동료 작업자와 2인 1조 근무를 하는데 다른 근무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피해자에게 책임 전가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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