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전시, 내년 유아교육비 지원안에 공립유치원 배제 '논란'


사립 1만 4800여명에 매월 12만원씩 지원…공립 4000여명 배제
시 "공립유치원 통합 차량 구입 등에 예산 투입"

18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공립유치원 학부모 일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립 구분 없이 유아교육비 균등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 대전=라안일 기자

[더팩트 I 대전=라안일 기자] 대전시가 내년 유아교육비 지원 대상에서 공립유치원 원아를 배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행정협의회를 앞두고 각각 7개, 8개 등 총 15개 안건을 내놨다. 시가 제안한 안건 중에는 지난 9월 제정된 '대전시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안'에 따라 유아교육비 지원안도 포함됐다.

이 지원안에는 내년 3월부터 사립유치원에 다닐 만 3~5세 1만 4800여명에게 월 12만원씩 주고 시와 교육청이 4대6 비율로 분담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공립유치원생 4000여명은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시는 교육청과 협의를 마치는 대로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9000여명에게도 사립유치원과 같은 금액을 시 자체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9월 유아교육비 지원 법적 근거인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내년도 본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2만 9000여명 모두에게 교육비를 지원하겠다는 시의 설명과는 상반된다.

시 관계자는 "내년 3월부터 10개월간 사립유치원 원아 1만 4800여명에게 월 12만원씩 지원하는 방안을 교육청에 제안했다"며 "공립유치원의 경우 학부모들이 요구했던 통학 차량 구입 등에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안으로 교육청은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대전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유아교육비를 사립유치원에만 지원할 경우 유아교육 공공성이 더욱 약화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에서 지원하는 누리과정비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35만원, 공립유치원 15만원으로 20만원 차이가 나는데 유아교육비로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교육청이 공립유치원 지원 방안을 고심하면서 오는 19일 열릴 교육행정협의회도 연기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아교육비를) 사립유치원에만 주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공립유치원 원아도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 공립유치원 학부모들은 이날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립 구분 없이 유아교육비 균등 지원을 촉구했다. 이들은 유아교육비 지원이 아닌 아동수당 형태로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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