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논산=이병렬 기자] 백성현 충남 논산시장이 ‘논산을 새롭게, 시민을 행복하게’를 슬로건으로 취임한지 100여일이 지났다.
하지만 슬로건이 무색하게 그동안 전임 시장의 흔적 지우기에만 몰두하고 3번의 선거에 도전해 낙선한 지난 세월에 대한 한풀이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일부 직원들이 한 음식점에서 우연히 황명선 전 시장을 만나 인사를 한 것을 두고 최근 직원 회의에서 큰 소리로 "전 시장의 세력들"이라고 편가르기를 하는가 하면 취임하기 전엔 시청 주요부서 일부 직원들을 시의회로 발령을 내더니 지난 9월 하반기 정기인사에서는 팀장 1명을 내년 1월자로 사무관 승진을 약속하고 한직으로 발령 냈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인사의 원칙이 없다는 공무원들의 불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면밀한 검토 없이 방위사업청, 충청도 남부출장소 유치전에 뛰어든 것도 초보 행정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여겨진다. 방위사업청과 충남 남부출장소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후보 시절 각각 대전시와 금산군에 공약한 사항이다. 같은 당 후보였던 백 시장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취임하자마자 방위사업청을 유치한다고 국회 토론회 등으로 행정력과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더니 남부출장소 유치전에까지 뛰어들어 또다시 행정력을 소모하고 시민들에게 상실감만 안겨줬을 뿐이다.
특히 지난 달 국방분야 전문 방산업체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도 성과 조급증이 불러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단일기업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에 일반산업단지가 들어선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산단 조성에 대한 국토부의 승인이 나지도 않았다.
국가 국방산업단지 조성이 확정된 가운데 방산업체를 일반산단에 유치한다는 것이 올바른 정책 결정이었는지도 의문이다. 양촌에 일반산업단지가 들어서면 토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업체만 배불려주는 결과가 될 뿐이다.
백 시장이 취임 후 100여 일 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논산을 새롭게, 시민을 행복하게’라는 슬로건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공무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산의 먹거리를 어떻게 만들것인지 고민하기보다 뭔가 성과를 내겠다는 조급증에 시정이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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