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일가족 5명 가스중독 참변…보일러 연통 막혀 질식사(종합)


경찰·국과수 현장 합동감식, "일산화탄소 주택 못 빠져나가“
경찰, "사망 원인이 명백한 만큼 부검은 하지 않을 예정"

전북 무주서 80대 노모의 생일을 맞아 시골집에 모였던 일가족 5명이 가스 중독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전북소방본부

[더팩트 | 무주=김도우 기자] 80대 노모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시골집에 모였던 일가족 5명이 숨진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과 소방당국이 '일산화탄소 중독'을 사망 원인으로 결론지었다.

경찰은 사망 원인이 명백한 만큼 유족 요청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전북 무주경찰서는 10일 "무주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1차 간이 검사 결과 사망자 혈액에서 모두 일산화탄소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현재까지 가스 누출로 인한 일산화탄소(CO) 중독을 사망 원인으로 보고 있고, 범죄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전날 1차 현장 감식을 마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전 11시부터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결과, 보일러 연통 배기구 일부가 막힌 정황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배기구를 타고 외부로 빠져나가야 할 일산화탄소(CO) 일부가 집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전북 무주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함께 2시간에 걸쳐 사고가 난 주택에서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감식은 사망자가 발견된 장소와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보일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주택 내부에 설치된 보일러에서 외부로 가스를 내보내는 연통 배기구 일부가 이물질로 막힌 것을 밝혀냈다.

이 이물질은 보일러 연소 과정에서 지속해서 쌓인 타르 성분의 그을음 물질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당시 기름보일러가 설치된 주택의 모습. 사진=전북소방본부 제공

무주 경찰서 관계자는 "외부로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구가 막혀 있어서 일산화탄소 일부가 주택을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가족들이 모처럼 모였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보일러를 틀었던 것 같다"며 "현재까지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구체적 경위를 더 살펴보겠다"고 했다.

무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9일) 오후 4시55분쯤 전북 무주군 무풍면 주택에서 집주인 A씨(84·여)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A씨와 큰사위(64)를 비롯해 큰손녀(33), 작은딸(42·추정), 작은사위(49)다.

A씨 큰딸 B씨(57)는 구조 당시 의식이 없었다. 현재 전북 익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아들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 안에 쓰러져 있는 일가족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3명은 거실, 2명은 방에 누워 있는 상태였다. 이들 몸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고, B씨만 화장실 안쪽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 결과 이들 가족은 지난 8일 A씨 생일을 기념해서 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일은 다음 주였으나 사흘간의 연휴를 맞아 미리 시골집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scoop@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