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올해 개장이 예정된 엘시티 워터파크 개장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계약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업권을 둘러싼 분쟁까지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월 25일 파라다이스유토피아는 엘시티피에프브이와 워터파크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온전한 계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파라다이스유토피아는 엘시티피에프브이뿐 아니라 신탁사와도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
워터파크의 건물주인 엘시티피에프브이는 하나자산신탁을 신탁사로 끼고 사업을 하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은 등기부상 소유자로서 건물관리 운영과 임대 수익 집행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워터파크 매매 계약은 파라다이스유토피아는 엘시티피에프브이뿐만 아니라 하나자산신탁과도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런데 하나자산신탁은 워터파크에 걸린 우선수익권자(채권자)와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는 등 사유로 계약 절차를 밟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워터파크엔 포스코건설과 함께 우선수익권자인 14개 금융기관의 대출이 껴 있는데, 매매 계약 이행 전에 이들 우선수익권자의 동의서를 담보해야만 한다.
현재 이 중 1곳의 금융기관은 소유권 이전 금지 가압류가 걸려 있는 사유로 동의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금융기관이 동의서를 불사하는 입장의 이면엔 향후 법적 분쟁 등을 우려하는 기저가 깔려 있다. 실제 워터파크엔 엘시티 공사대금 미지급, 주주 배당금, 국세 등 1000억원에 상당하는 가압류가 걸려 있다. 이는 매매대금보다 부채가 많은 것이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계약금 문제로 사업권 분쟁도 존재한다.
파라다이스유토피아는 지난 4월 계약 당시 또다른 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한토신)에게서 35억원을 빌려 계약금 82억원을 엘시티피에프브이에 지불했다.
그런데 잔금 지불날인 지난 6월 24일 잔금을 치를 수 없었다. 이어 잔금 기일을 2개월 연장한 지난 8월 24일에도 잔금을 납부할 수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유는 하나자산신탁사의 우선수익권자 중 금융기관 한 곳의 동의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토신은 워터파크 소유권을 다른 사업자에게 넘기려하고 있다. 이 과정서 파라다이스유토피아와 한토신 간 법정 공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사유들로 사실상 워터파크 개장은 잠정 연기 상태이다.
다만, '엘시티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오는 11월 출소를 해 워터파크 사업 전면에 나서 내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면 개장 가능성 여지 또한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부산도시공사도 엘시티의 워터파크 등 콘셉트시설 개장 의무와 관련, 사업 이행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