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무안=홍정열 기자] 김영록 전남지사의 미국 순방 성과 부풀리기 발표가 도민을 우롱했다는 비난에 직면하면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9월 18일부터 9일간 일정으로 미국을 순방해 21일(현지 시각) 캔자스시티에서 더그린코리아(TGK)와 20억달러(한화 2조6000억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립 투자에 협약했다.
협약에 따라 더그린코리아는 2030년까지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 일원에 400MW급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특히 전남도는 융합밸리가 조성되면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 등이 참여해 운영하고, 관련 기업200여 개사가 입주해 5000여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민선8기 외국인 투자 1호 협약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 아마존 기업 참여 새빨간 거짓…전형적 실적 부풀리기 술책
전남도는 이날 협약식에 브라이언 플랫 캔자스시티 부시장이 참석했다며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남도의 이 같은 보도자료 발표는 곧장 거짓으로 드러났다. 협약식엔 캔자스시티 부시장과 관계자 등은 아예 참석치 않았고, 아마존 기업은 확정된 바 없다.
특히 부시장이 김 지사를 환영하고, 우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지방정부 간 우호협력을 강화키로 했다는 설명은 전형적인 과대 홍보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더팩트> 기자의 질문에 "당초 예정된 보도자료를 냈다가 (일정이)바꿔 정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부시장이)참석키로 했지만 오지 않아 정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도자료’는 ‘예정된 것’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대로 예정해서 만든 보도자료는 가공된 것이기에 필요성에 가치를 인정치 않는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주장은 허구인 내용을 제법 그럴싸하게 해명하려다 스스로 논리적 모순에 빠져버린 어처구니없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 캔자스시티 부시장 협약식에 불참…접촉은 했는지 의문
보도자료는 공식적인 입장을 언론에 제공키 위해 작성한 자료이다. 그만큼 사실에 부합해야 하며 없는 사실을 마치 있는 것처럼 가공해선 안 된다. 따라서 왜곡된 보도자료는 허구인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김 지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정정’이란 말을 덧붙여 주장을 이어갔다. 협약식에 캔자스시티 부시장이 참석키로 됐었지만 갑작스런 사정이 생겨 불참했다는 것. 그렇다면 불참했던 부시장이 참석했다는 협약식 사진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의문이다. 캔자스시티 관계자들 또한 단 한 명도 참석치 않았는데 참석키로 했다는 주장은 어떤 근거를 들어 말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김 지사 해명이 오히려 반감…보도자료 옹호 ‘사과 한마디 없어’
김 지사는 이처럼 떳떳지 못한 일을 임기응변으로 슬그머니 넘어가려했다. 일각에선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유는 "도민을 개, 돼지로 보지 않고서야 이같이 뻔뻔한 주장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도민을 속이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기에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포장된 치적은 진실을 앞서지 못한다"며 "스스로 주홍 글씨를 새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처럼 김 지사의 해외 투자협약은 실적 부풀리기란 의혹이 불거지면서 빛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논란은 김 지사의 사과가 이뤄지지 않는 한 연일 비판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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