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아산시의회가 의정비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전체 시의원의 절반가량이 겸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활동할 제9대 아산시의회 시의원의 의정비를 확정하는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지난 13일부터 구성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교육계와 법조계, 시민단체 등 지역을 대표하는 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인원 중 10여 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이날 위촉장을 받은 후 다음 달 31일까지 향후 4년간의 의정비를 심의 확정할 예정이다.
아산시의회는 의정비 인상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김희영 아산시의회 의장은 "아직 의원들 간 의정비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며 "다만 당초 책정된 의정비가 과거부터 낮았던 만큼 인상이라는 표현보다는 실질적인 의정비 정상화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더팩트 8월 15일 자 보도>
하지만 아산시의회 시의원 중 절반 가량이 겸직을 하고 있어 시민의 눈초리가 여전히 싸늘한 상황이다. <더팩트>가 아산시의회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제9대 아산시의회 겸직 현황’에 따르면 시의원 17명 중 8명이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겸직자 중 단 1명을 제외한 7명이 임금을 받고 있는 영리 신고를 했으며 일부는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원들이 신고한 겸직 현황을 살펴보면 자동차 부품대리점, 건설기계, 건설업, 금융, 카페 등 다양했다. 업체로부터 받는 보수는 연간 1800만원에서 1억 2000만원까지였으며 1인당 평균 4170만원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시의원의 겸직 사항이 시민에게 전혀 공개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지방의원은 당선 전부터 다른 직에 취임한 경우 임기 개시 후 1개월 이내, 임기 중 다른 직에 취임한 경우 취임 후 15일 이내 지방의회 의장에게 서면 신고해야 한다. 또. 의회는 이 같은 겸직 신고 내용을 1년에 한 차례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7월 시의회에 입성한 17명의 시의원에 대한 겸직 현황은 아직 공개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학계 등 전문가들은 기초의원들의 겸직에 대한 성실 신고 및 상시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호 호서대학교 법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지방의회든 국회의원이든 이해충돌 문제로 인해 겸직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며 "그러나 기초의원에 대한 겸직이 법적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 허용되고 있는 만큼 겸직 여부에 대한 성실신고와 상시 공개만 이뤄져도 이해출동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의원의 의정비 인상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국민 여론은 기초단체, 기초의회의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고 지방의회 운영에 따른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의정비 인상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해도 시의원들을 제외하고 찬성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국회의원이든 지방의원이든 리더로서 앞에 나선 사람들은 개인의 이해관계나 재정적인 이익을 우선시하려는 생각보다 공동체에 헌신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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