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혜가 호남 몫?...지역 여당 지지세력 ‘정진석 비대위’ 인선에 ‘설레설레’


김동철‧박주선‧송기석 배제 … 안철수계‧유승민계 경계의 시각 집요하게 관철된 인선

주기환 전 주호영 비대위 위원이 13일 제2기 정진석 비대위 위원에 선임된 직후 사퇴를 표명함에 따라 호남지역 여당 지지그룹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로 나섰던 주기환 전 비대위원이 제2기 비대위원 1차 인선 발표 직후 곧바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지역 정가에 뒷말이 무성하다.

주 전 위원은 대검 검찰수사관을 지낸 연고로 윤석열 대통령의 '20년 지기' 측근으로 알려졌다.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 공천을 받았고, '주호영 비대위'에도 참여하면서 윤 대통령 측근 설에 더욱 힘이 실렸다. 주 전 위원의 사퇴는 새 비대위의 인적 구성에 친윤 색채가 부각되는 점, 그리고 아들이 대통령실에서 6급 직원으로 근무하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진 '사적 채용' 논란 등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역정가의 여당 지지세력들은 호남 몫의 비대위원이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주 전위원의 빈자리를 채운 전주혜 의원이 호남 연고로 비대위에 합류하게됐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전 의원의 그동안의 이력이 ‘호남 몫’이라고 분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전 의원은 광주에서 출생하고 2007~2008년 1년 여 동안 광주 지법에서 부장판사를 지냈을 뿐 광주나 전남‧북에서의 활동경력이 전무하다. 비대위에 호남몫이 사실상 배제됐다는 지역정가 여권 지지세력 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들의 눈길은 자연스럽게 박주선 전 의원, 김동철 전 의원, 송기석 전 의원의 근황에 쏠리고 있다.

이들 전 의원들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일색 지역여론의 따가운 눈총 속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나서면서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볼 수 없었던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또한 이들 전 의원들은 광주에서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특히 박주선 전 의원과 김동철 전 의원은 광주 선거구에서 4선을 지낸 전 국회의원들이기도 하다. 정치활동의 호남 연고 경력으로 봤을 때 전주혜 신임 비대위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치적 위상을 갖추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더팩트>가 제2기 비대위 인선과 관련 지역 정가 여권 지지세력들의 논평을 종합 취재한 바에 따르면, 친윤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안철수계’나 ‘유승민계’에 몸담았던 호남 정치인들을 적극 배제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주선, 김동철, 송기석 등 전 의원들은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민생당에 몸담은 이력을 지니고 있다. 선거 때마다 당명을 바꾸며 변신을 거듭한 이들 정당들은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에 호남 유력 정치인들이 몸을 실은 이합집산의 창당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현 국민의힘 세력 판도가 친윤 주류에 비주류 안철수계, 유승민계의 느슨한 결합 구조임을 감안한다면 이번 제2기 비대위 구성이 향후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둔 친윤 주류의 경계의 시각이 집요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난 대선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던 호남 유력 정치인들을 굳이 배제한 채 주기환 전 위원을 제2기 비대위에 선임하고 곧바로 사퇴파동에 이른 불필요했던 해프닝의 과정이 이를 극명하게 증거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A씨는 "여당은 호남세가 약하다. 그럴수록 최소한의 지지기반을 지닌 호남의 정치인에 힘을 실어야지, 이들을 불신하고 굳이 배제하는 정치가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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