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에 마약커피 먹이고 사기도박 벌인 일당 검거


경찰 "영화 ‘타짜’ 현실로"…피해액 1억 6000만원

현장에서 압수한 사기 도박 자금, 휴대폰, 카드 / 대전경찰청 제공

[더팩트 I 대전=라안일 기자] 재력가에 마약을 탄 커피를 먹여 억대 사기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검거됐다.

대전경찰청은 사기도박을 주도한 A씨 등 6명을 사기 및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기도박 전반을 기획하고 총괄하는 ‘총책’, 도박을 직접 뛰는 ‘선수’, 재력가를 섭외하는 ‘모집책’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경찰은 범행 당일 재력가 1명을 포함해 총 8명의 남녀가 짝을 이뤄 골프를 치며 친밀감을 쌓은 뒤 숙소에서 피의자 중 일부가 바람을 잡고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파악했다.

현장에서 압수한 필로폰 등 향정신성 의약품. 캡슐 속에 필로폰이 있었다. / 대전경찰청 제공

이들은 도박 전 커피나 맥주에 필로폰 등 마약류 약물을 넣어 피해자에게 먹인 혐의도 받고 있다. 약물 등으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대상으로 속임수 카드(탄)를 사용하고 수천만원을 딴 혐의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7명에 피해액이 1억 6000여만원에 달한다.

사전에 현금을 가져오지 못한 피해자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1억원 이상의 수표와 현금을 준비하고, 도박 중간 약속된 수신호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는 등 피해자 1명의 돈을 따기 위해 사전에 철저하고 치밀하게 계획하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영화 ‘타짜’처럼 피해자에게는 ‘풀하우스’ 같은 비교적 좋은 패를 주고 선수에게는 피해자보다 한 단계 위의 ‘포카드’를 줘 베팅을 크게 하도록 한 후 한 방에 수천만원을 잃게 했다"며 "피해자 1명을 두고 공범 7명이 각자 역할을 분담해 치밀하게 범행을 벌여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신고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계속해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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