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포항=김채은 기자] 9명의 사상자가 나온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배수작업과 인명수색 작업이 마무리된 가운데 경찰은 사고경위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8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 오천읍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사고와 관련해 전담수사팀을 꾸려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수사에 착수한다고 전날 밝혔다.
지하주차장이 침수의 직접적 원인이 인근 냉천 범람이지만, 주민들에게 지하주차장 차량 이동 안내방송을 한 관리사무소 역시 간접적 원인 제공으로 조사대상에 올랐다.
사고 당시 포항에는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아파트 정문과 150m 거리에 있는 냉천이 도로를 넘어 아파트까지 범람하면서 지하주차장으로 물이 들어찼다. 오천읍에 수십년을 살던 주민도 하천이 도로를 넘어 범락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6일 오전에 총 3차례의 방송을 했으며, 그중 오전 5시 20분과 6시 30분에 두 번에 걸쳐 "지하주차장도 물이 찰 수 있으니 차량을 지상으로 옮겨달라"는 내용으로 방송했다.
1시간 뒤인 오전 7시 41분쯤 7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이틀에 걸친 수색 결과 2명의 생존자와 7명의 사망자가 침수된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유족들은 "방송이 없었다면 지하주차장에 내려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관리사무소를 원망하기도 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관리사무소는 자연재해 상황에서 아파트 관리 업무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을 뿐이며, 이렇게 완전히 잠길 줄 몰랐을 것이다"며 옹호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기준 지하주차장의 배수율은 95%이며, 수사전담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현장 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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