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윤용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23일 오후 경찰에 출석해 5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의원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고통을 겪는 아내에게 남편으로서 한없이 미안할 뿐"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날 오후 1시 44분께 변호사 1명을 대동해 경기남부경찰청에 출두했다. 예상보다 이른 5시간 뒤인 오후 6시 50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씨는 출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경기남부청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김 씨의 측근이자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 씨를 통해 개인 식사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했는지 등 이 사건 의혹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씨와 이 의원이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사에서도 같은 입장을 피력하거나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이 의원은 조사 직후 페이스북에 "제가 부하직원을 제대로 관리 못하고, 제 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을 받은 점은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조사에서 아내가 카드를 쓴 적이 없고, 카드는 배모 비서관이 쓴 사실도 확인되었다. 아내는 배씨가 사비를 쓴 것으로 알았고, 음식값을 주었다는 점도 밝혔다"며 "경찰조사 중 배모 씨가 전달했다는 음식은 16건 180만 원이었다고 한다. 이것도 전부 사실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80만 원이 적은 돈이 아니고 불법유용에 가담했다면 큰 잘못"이라면서도 "그러나 법인카드를 쓰거나 부당사용을 지시하거나 부당사용을 알면서 용인한 것도 아닌데,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고통을 겪는 아내에게 남편으로서 한없이 미안할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내인 김씨가 법인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이를 용인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김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배 씨의 법인카드 사용에 김 씨의 승인이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다.
경찰은 그동안 확보한 자료와 사건 관계인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이 사건을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김 씨는 이 의원이 경기도 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음식 배달과 집안일 등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하고,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게 했다는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됐다. 이 과정에서 배씨가 '바꿔치기 결제' 등을 통해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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