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와 철쭉 식재된 선산’ 훼손…시공사, 보상 등 2년째 뭉그적


익산지방청 발주한 국도 도로개량사업 현장, 피해자와 2년간 협상 중…피해자, 익산청 등 관계사 고발

전남 함평군 대동면 향교리에서 해보면 대창리를 잇는 국도 24호선 도로시설개량사업 시공업체가 현장 인근 경주이씨 종중 선산을 굴삭기가 훼손하고 있다./독자 제공

[더팩트 l 함평=문승용 기자] "10여 년 된 철쭉 1000여 주와 잔디가 식재된 선산을 훼손하고도 2년째 보상도 원상복구도 하지 않는 게 말이 됩니까?"

전남 함평군 대동면 향교리에서 해보면 대창리를 잇는 국도 24호선 도로시설개량사업 시공업체가 현장 인근 경주이씨 종중 선산을 무단으로 훼손하고 2년째 보상을 미루고 있어 말썽이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하고 S산업㈜ 외 2개사가 시공하며 H기술개발㈜, ㈜N엔지니어링이 감리를 맡는 이 공사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시작해 오는 2025년 4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총 공사비용은 516억원(시설비, 보상비)이다.

1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함평군 나산면 덕림리 국도 건설 공사 과정에서 시공사 S산업은 인근 경주이씨 종중 선산 약 600㎡를 무단 침범해 선산에 식재된 10년생 철쭉 1천여 주와 잔디를 훼손한 사실을 인정했다.

발주처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 S산업은 종중 선산에 훼손을 인정하면서도 잔디보상 및 원상복구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서로에게 떠넘기는 핑퐁질만 2년 넘도록 하고 있다.

참다 못한 경주이씨 종중 이 모 대표는 시공사 S산업과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등을 최근 재물손괴죄로 고발했다.

이 씨는 고발장에서 "피고소인들이 관리·감독 태만과 그 업무를 소홀히 해 경주이씨 종중 소유 선산에 식재된 잔디와 10년생 철쭉나무 1000주를 훼손해 고소에 이르게 됐다"며 "엄히 처벌해 달라"고 했다.

이 씨는 "선산을 헤집어 놓은 지가 벌써 2년이 넘었다"며 "보상 및 원상복구는 말로만 했을 뿐 실행이 되지 않아 괘씸한 생각에 고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산업 현장 관계자는 "공사 당시에는 잘 몰랐다. 약간의 한계선 침범은 인정하나 경미한 부분으로 보상을 할 사안은 아니다"며 "이미 지장물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 상태로 원상복구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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