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싸이 '흠뻑쇼' 무대 철거하다 숨진 20대 몽골인…구명줄 없었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수사…중대재해처벌법도 검토

가수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 구조물 철거 작업을 하다 숨진 외국인 노동자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30일 오후 싸이 흠뻑쇼를 보러온 수많은 팬들이 강원 강릉시 강릉종합경기장 주차장에서 입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가수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 구조물 철거 작업을 하다 숨진 외국인 노동자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숨진 외국인 노동자는 구명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해당 공연 관계자와 업체 직원들을 수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사고는 지난달 31일 오후 3시 50분께 강원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발생했다. 조명탑 철거 작업을 하던 몽골 국적의 20대 남성 A씨가 15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해당 조명탑은 사고 전날 열린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를 위해 설치됐다.

<더팩트> 취재 결과 A 씨는 사고 당시 안전용 보조 밧줄(구명줄)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명줄은 높은 곳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작업용 밧줄이 끊어지면서 발생하는 추락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 장비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3조에 따르면 노동자의 추락을 막기 위해 달비계에는 안전대와 구명줄을 설치해야 한다. 이를 어겨 사고가 날 경우 안전 관리 책임자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한 후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A 씨가 외주업체에 고용된 직원이라 원청과 하청의 법적 관계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강릉지청도 이 사건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P NATION)은 이날 입장문을 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시는 스태프의 노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사고가 더욱 비통할 따름"이라며 "더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 및 재발 방지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now@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