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적으로 부적절" 정부의 마늘 수입 결정에 충남 지역농협 울상


가뭄에도 수율 좋은데...마늘가격 하락시기에 외국산 마늘 1만톤 수입 결정

서산의 한 마늘농가에서 마늘 수확이 한창이다. / 서산시 제공

[더팩트 | 내포=최현구 기자]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8월부터 저율관세할당(TRQ) 제도를 통해 외국산 마늘을 1만톤 가까이 수입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미 마늘 수매가 끝난 충남의 지역농협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농협이 수매가 끝난 뒤에도 계약 재배를 하지 않은 농가의 물량까지 계속 사들이고 있어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농협은 현재 마늘 시중 가격이 수매 당시보다 ㎏당 700~800원이 떨어져 적자를 보고 있다. 현재 시중 가격은 4400~4500원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계약 재배 농가 중 ㎏g당 서산은 5300원, 태안은 5000원에 지역농협에서 수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의 마늘 주산지인 서산과 태안지역의 경우 5월 말부터 수확한 마늘은 한달간 건조기간을 거쳐 이달 중순께 거의 수매가 끝난 상태다.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충남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산 전국 마늘 재배 면적은 2만2362㏊으로 이중 충남이 3249㏊를 차지한다. 생산량도 전국 27만2759톤 중 충남이 4만1660톤에 이른다.

국내산 마늘이 지난해보다 생산량은 약간 줄었지만 (마늘을) 깠을 때 수율이 많이 늘었고, 질이 좋아져 생산자단체들이 저율관세할당에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들 단체는 올해 가물고 병도 들었지만 오히려 마늘의 품위는 좋아져 지난해보다 약 3% 정도 수익이 더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전국생산자마늘협회 부회장인 서산 부석농협 우상원 조합장은 "(TRQ를 반대하는 이유는) 정부가 너무 서둘러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늘이 지금 수확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농민이 마늘을 판매도 하지도 않은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농민들이 판매를 하고 통계가 나왔을 때 그래도 마늘값이 오르고 고가로 형성된다고 했을 때는 수입권 공매를 해서라도 가격을 잡아줄 수가 있지만 지금은 수확 시기에 공매를 한다고 한다"며 "더욱이 가격이 떨어지는 시점에 불을 붙이게 된 격"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22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신선통마늘 7916톤, 깐마늘 1700톤 등 외국산 마늘 9616톤에 대해 TRQ 수입권을 공매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론적으로 공매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서산시의 한 지역농협에서 마늘을 수매하기 위해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 서산시 부석농협 제공

한편, 충남의 마늘 주산지인 서산시는 1226㏊에서 1만 6085톤, 태안군은 989㏊에서 1만2975톤, 홍성군은 70㏊에서 918톤의 마늘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충남 계약재배 현황을 보면 계약농협 시군은 공주·서산시, 서천·청양·태안군으로 해당 시군의 지역농협에서 농가들과 계약 재배 중이다.

계약 물량은 7363톤으로 주요 농협 수매가격 평균가는 상품 기준(㎏) 2020년 2650원→2021년 4690원→2022년 5230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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