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포항=김채은 기자] 검찰이 시험 비행에 나섰다가 이륙 5초 만에 추락한 마리온 헬기 추락사고를 재검토 중이다.
19일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따르면 마리온 헬기 추락사고에서 놓친 내용이 없는지 재검토 중이라 밝혔다.
마리온 헬기 추락사고는 지난 2018년 7월 17일 오후 4시 46분쯤 경북 포항에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마리온 헬기)가 14m 높이에서 추락한 후 불이 났다.
이 사고로 탑승자 6명 중 조종사 A씨(45)를 포함해 5명이 숨졌다.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는 엔진 동력을 프로펠러로 전달하는 중심축인 ‘로터마스트’ 부품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헬기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해당 로터마스트를 프랑스 업체로부터 수입해 조립했다.
유족들은 김조원 전 KAI 대표(전 청와대 민정수석)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업무상 과실에 대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 불기소 처분했다.
유족 측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검찰의 불기소(무혐의) 처분에 대해 철저한 재조사 및 관련자 처벌을 요청한다’는 제목의 글을 썼다.
해당 글에는 ‘외국 부품업체에서 제작한 불량부품에 의한 사고였더라도 헬기 조립과 제작 과정에 대한 과실도 조사되어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유족들의 억울함이 담겨 있었다.
또 이들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대구고검에 재수사를 요청하며 항고장을 접수했지만, 항고 역시 기각됐다.
사고 발생 1년 뒤 김조원 당시 KAI 대표가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에 임명되자, 유족들은 반발은 더 거셌다.
해당 사건에 대해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 (전 해군 소령)"장병들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 ‘연료의 대량 누설로 인한 화재와 폭발’에 대한 수사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로터마스트에만 집중해 연료탱크 1개가 파손된 사실과 연료 누출이 대형 참사가 직결된 내용에 대해선 후속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3일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김 소장을 불러 사고와 관련해 4시간 정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항소까지 기각했던 사건을 재수사하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돼 검토 중이며, 과거 수사 때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김 소장을 불러 조사했다"며 "정식으로 재수사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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