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석동정수장 '깔따구 유충' 발생…시민단체, 늦장대응 규탄


시민단체, "창원시 독단의 초기대응이 사태 키워"

창원물생명시민연대와 낙동강경남네트워크가 11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 석동정수장 유충 발생 사태에 대해 규탄하고 있다./단체 제공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최근 경남 창원시 석동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과 관련, 지역 시민단체의 규탄이 빗발치고 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와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11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부에 알리지 않고 행정 독단의 초기대응이 사태를 키운 것"이라며 "창원시는 정수장 유충 검출 사실을 36시간이 지나서야 대외에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창원시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창원시 석동정수장에서 깔따구로 추정되는 유충 2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이틀 뒤인 9일 이 정수장에서 물을 공급받은 진해구 가정집 2곳의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또한 노인복지관 등 33곳의 수돗물 모니터링에서도 1마리가 검출되는 등 곳곳에서 유충이 발견되고 있다.

단체는 "그런데도 창원시는 사고 발생 36시간이 지난 8일 밤 10시 30분쯤에 긴급브리핑을 통해 최초로 이 같은 사실을 대외에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창원시는 정수장 유충 발생으로 정신없이 긴박하게 대응하다 보니 늦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정수장의 유충이 가정으로 송수 직전인 정수지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가정으로 송수될 것을 예상하고 모니터링, 유충 확산을 막는 시설설치, 단수조치 등을 포함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했다"며 "그런데도 창원시는 10일인 사고 발생 4일이 지나서야 가정급수로 연결되는 각 배수지에서 유충 확산을 막는 시설 설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고 격분했다.

이들 단체는 "사건 발생 직후 대외에 공개하고 지역사회가 이 문제에 대하여 공동으로 대응했다면 다양한 문제 제기와 대안들이 쏟아졌을 것"이라며 "또 정수장 유충 사고의 근원, 깔따구 유충에 오염된 수돗물 원수를 공급한 환경부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날 단체는 ‘수도꼭지 깔따구 유충 모니터링 시행’, ‘유충의 이동을 막는 시설 설치’, ‘송수관로 등 깔따구 번식 방지 대책 마련’, ‘정수장 및 수돗물 사고 발생 시 대응메뉴얼 개선’, ‘취수구 주변 일대 환경 관리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한편, 창원시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유충규명 특별조사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창원시는 "9일 오전 보고된 3개소 유충 발견에 이어 오후 6개소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며 "창원시는 위원회 차원의 원인 규명과 동시에 석동정수장 13개 정수 공정별로 강화된 세척과 점검을 반복해 현재 표준정수공정은 정상화 단계"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도관망에 남아 있는 수돗물에서는 당분간 유충이 추가로 발견될 것으로 보고 물을 끓여서 먹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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