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010'로 번호 조작하고 피해자 접근하는 보이스피싱


전화 앞자리 숫자 바꿔주는 '변작 중계소' 활용 보이스피싱 사기 '진화'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보이스피싱 국내운영 총책 30대 A 씨 등 37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부산경찰청 제공.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인터넷 전화 ‘070’를 ‘010’으로 시작되는 번호로 바꾸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 보이스피싱 사기를 쳐 30억원 상당의 뒷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보이스피싱 국내운영 총책 30대 A 씨 등 37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올해 6월 중국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사법 기관 또는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73명에게 접근, 32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해외에서 발신한 ‘070’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 국내 휴대전화번호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소를 활용했다.

통상 070번호는 광고성 전화로 인식돼 있는 반면, 일반 휴대전화번호에 쓰이는 010번호에 익숙한 일반인들에게 접근하기 쉽다.

경찰 관계자는 "은행이나 금융기관은 010 개인 번호로 상담하지 않는다. 또 현금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사기가 진화하면서 변작 중계소 운영도 치밀해지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거나 인적이 드문 장소에 변작 중계소를 차리기도 하는데, 한 모텔엔 350개 변작 중계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대부분 3~4개 변작 중계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었다. 또 야산이나 건물 외벽, 건물 옥상에 중계기를 설치해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 있었다. 이밖에 차량이나 가방에 변작 중계소를 두는 식으로 수사망을 피하기도 했다.

변작 중계소 운영 조직은 국내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모집했는데, 50대 아버지와 중학생 아들이 아파트에 86대의 변작 중계기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 조직은 통상 변작 중계기 한 대당 일주일에 5만 원을 건네줬다.

경찰 관계자는 "중계기와 같이 의심 물건이 발견되면 적극적인 신고를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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