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반도체 딛고 국민의힘 갈까?...지역 정가, ‘셈법 분주’

국민의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양향자 위원장이 28일 반도체특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무소속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 페이스북 갈무리

[더팩트 I 광주=이병석 기자] 여러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을 나갔던 무소속 양향자(광주 서구을)의원이 국민의힘 주도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지역 정가의 셈법이 복잡다단하다.

게다가 양 의원이 반도체특위라는 디딤돌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국민의힘 입당까지 내딛는 게 아니냐는 추론도 나온다.

30일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소위 검수완박 반대에 이어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특위 위원장을 그가 수락하면서 아얘 민주당과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보는 게 옳다고 전한다.

일단 양 의원은 지난 28일 "무소속 의원으로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 저는 다음 총선은 생각하지 않는다. 정당(여야)의 입당을 앞두고 반도체 특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국민의힘 입당설에 선을 그었다.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정치에 절망했던 적이 있다. 모든 사안이 이념화되고 정쟁화되는데 지쳐 있었다. 어떤 주장이 합리적이고 미래적이어도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오늘의 선이 내일은 악이 되었다. 반도체 산업도 혹여 그렇게 될까봐 늘 노심초사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반도체 산업과 인재 육성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드러낼 때 가슴 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혹시나 말로 끝날까...국력을 집중할 기회가 사라지지 않을까… 그러나 오늘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인사가 맡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덧붙여 "우리가 경쟁해야 할 것은 상대의 정파가 아니라 미국, 중국, 대만, 유럽, 일본 등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우리와 경쟁하는 세계적 국가다. 그들보다 모든 것이 앞서가야 한다. 정책 결정의 속도가 그들보다 더 빨라야 하고... 지원의 의지와 규모가 더 담대해야 하고...정책의 구체성 또한 현장에 맞도록 높아야 한다. 그래야 글로벌 넘버원, 온니원이 될 수 있다"며 강변했다.

이처럼 반도체 특위 위원장 수락은 "특정 정당에 입당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라 오롯이 반도체 산업의 명운을 염려한 결단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글로 읽힌다.

일련의 파격적인 양 의원의 행보에 지역 정치인들의 셈법 또한 분주하다. 이러한 양 의원과 민주당의 틈새를 비집고 관록 있는 정치인들이 지역위원장 쟁탈전에 사활을 걸고 있어 광주 서구을 지역구는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지역의 민주당 유력 정치인은 "곧 응모자들 중에서 지역위원장이 선정될 터인데 그렇게 된다면 양 의원과 새로운 지역위원장은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민주당과 양 의원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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