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윤용민 기자·완도=이병석 기자] '제주도 한달 살기'를 하겠다며 집을 나섰다가 실종된 조유나(10)양 일가족의 차량이 28일 완도 앞바다에 빠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조양 아버지(36)가 코인 투자에 실패해 빚을 지게 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실종과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28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2분께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주변 방파제 인근 바다에서 아우디 차량이 발견됐다.
이 아우디는 조양 아버지가 몰던 차로 트렁크에서 채취한 지문 역시 조씨 가족과 일치했다.
발견 당시 차량은 트렁크가 열린 채 뒤집혀 펄에 잠겨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차량 문은 잠겨있고, 물이 탁한 데다 유리창이 짙은 색으로 틴팅(선팅)돼 조양 가족이 내부에 있는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섣불리 유리창을 부숴 강제로 진입하면 혹시라도 차량 내부에 있을지 모르는 조양 가족 시신이 조류에 휩쓸려 갈 가능성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29일 오전 10시부터 차량을 인양하고 내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양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제주에서 거주하는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그러나 조양 가족은 제주에 가지 않은 채 지난달 24일부터 완도군 명사십리 해수욕장 인근 모 펜션에 투숙했다. 엿새 뒤인 30일 밤 10시 57분께 펜션을 빠져나간 모습이 내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곤 이튿날 0시 40분(조양)과 1시 9분(부인 이씨), 4시 16분(남편 조씨)에 조양 가족의 휴대폰 전원이 모두 꺼졌으며, 현재까지 행방은 묘연하다.
조씨는 지난해 7월까지 컴퓨터 판매업체를 운영하다 폐업했고, 이씨도 비슷한 무렵 직장을 그만뒀다고 한다. 이후 부부는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이 어떻게 경제 생활을 영위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의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조씨 이웃주민들에 따르면 조씨는 최근 코인 투자에서 큰 손실을 봤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문이 잠겨있는 걸로 봐서 조양 가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차량을 인양한 후 조양 아버지의 코인 투자 여부 등 이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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