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 지역 15년째 잇따른 땅 꺼짐 현상…이번엔 아파트 신축부지서 공동(空洞) 발견


주민들 '공인기관서 진상규명 위한 지질조사 착수' 요구…사업주체 "주민들 우려와 달라"

10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전남 장성군 최대 민간임대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공동(空洞. 땅 속 구멍)이 발견돼 인근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장성읍 영천리 대광로제비앙 장성 센텀스카이 공사 현장./장성군 제공

[더팩트 l 장성=문승용 기자] 10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전남 장성군 최대 민간임대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공동(空洞. 땅 속 구멍)이 발견돼 인근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2008년부터 싱크홀(땅꺼짐) 발생으로 집단민원이 잇따랐다. 주민들은 5년 만에 또다시 공동이 발견된 만큼 전남도와 장성군이 신뢰할 수 있는 공인기관을 선정하고 한 치도 어긋남 없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23일 <더팩트>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한 달여 전 장성읍 영천리 738 외 8필지(대지 1만669평)에 지하 2층, 지상 36층 9동 793세대가 들어서는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땅꺼짐이 발생했다. 현재 공사는 멈춘 상태다.

시행사 ㈜유니텍솔루션과 시공사 ㈜대광건영과 장성군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말뚝기초 시험 항타시 지하 공동이 우려되어 추가 조사를 실시했으며 지질도 기준(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으로 석회암이 사업부지에 분포하지 않으나, 일부 혼입되어 소규모 석회암 공동이 불규칙하게 분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동 위치는 사업부지 지반조사결과 심도별로 기반암 사이에 소규모 공동이 두께 0.1~3.3m로 불규칙하게 형성되어 있고, 공동 내부는 완전 충진~30% 수준으로 모래질 점토, 실트질 모래 등으로 충진된 것으로 조사돼 지반이 연약한 지점과 공동이 발견된 지점을 보강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조사한 ‘지질도 기준의 석회암 분포 현황’/장성군 제공

그러나 주민들은 유탕리에서 오동촌까지 긴 터널 형식으로 이어지는 지하 석회동굴의 단면으로 보여 종유석과 미생물 서식 등을 제기하며 자연문화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성군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조사한 ‘지질도 기준의 석회암 분포 현황’을 토대로 아파트 신축 현장 부지와 석회동굴의 가능성을 부인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시추 공사 중 동공이 발견된 사실은 맞다. 그러나 주민들의 주장과는 사실이 다르다"며 "아파트 사업 주체 측에서 그라우팅 보강공사를 마치는 대로 공사는 재개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신축 현장 박 모 소장은 "공학적으로 틈이 보인 것도 공동으로 본다. 튼튼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 보강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그런 문제점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박 소장은 "7월 초부터는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 해외자원개발연구소는 호남고속철도 주변을 포함해 2008년부터 2019년 6월까지 모두 일곱 차례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 장성군 황룡면 와룡리 농경지에서 10곳을 표본으로 정해 50m 깊이의 시추 조사를 했다. 시추조사 지점 10곳에서는 모두 지하 공간인 공동(空洞)이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3곳은 KTX 철로 양쪽에 분포해 있었다.

전남대 연구소는 땅 꺼짐 원인으로 주민들이 지목한 석회석 채굴 광산 대신 자연현상에 주목했다. 진흙이나 물로 차 있던 석회암층 땅속 공간이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결론 내렸다.

연구소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을 뿐 광산 개발 때문에 지하수위가 낮아졌을 개연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과거 공동을 메웠던 콘크리트가 지하수에 쓸려간 흔적이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만큼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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