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대전=김성서 기자] 대전지역 환경단체가 전시동물을 대상으로 한 ‘먹이주기 체험’은 사람을 위한 오락체험 활동에 불과하다며 관내 동물원의 동물체험 프로그램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아쿠아리움과 대전 오월드를 방문해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동물체험 프로그램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먹이주기 체험을 상시 운영하는 대전 아쿠아리움 미니동물원의 경우 관리자의 별도 안내 없이 관람객이 먹이를 직접 구입한 뒤 진행되고 있었다. 먹이주기 체험의 경우 안전 등 유의사항이 고지되어야 하지만 안내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전부였다.
지난해 6월 환경부가 발표한 ‘동물원 관리 사육 표준 매뉴얼’에 따르면 먹이 체험으로 급여되는 간식 등 동물에게 급여되는 모든 먹이 급여 내역은 기록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 아쿠아리움 체험형 동물원의 먹이체험 프로그램은 무인 판매 형식으로 기록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고, 관람객이 먹이를 직접 구입해 원하는 동물에게 주게 돼 있어 알맞게 이뤄지는지도 확인이 불가능했다.
맹수관의 먹이주기 체험 프로그램은 먹이 상태가 좋지 않았다. 동물에게 급여되는 먹이는 위생적으로 보관·준비돼야 하지만 사자 먹이 체험으로 팔리는 닭날개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또 먹이체험으로 인한 동물의 이상이 발견됐을 때 빠른 조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오월드도 상황은 비슷했다. 동물원 곳곳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일정량의 사료를 구입해 먹이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지만 먹이 지급 부서와 자판기 운영 부서가 달라 정확한 먹이 급여 내역은 파악이 불가능했다.
특히 원숭이들은 철장에 매달려 관람객에게 먹이를 구걸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었는데 이는 자연에서 보이는 원숭이의 행동이 아니라 이상행동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먹이주기 체험은 교육적인 효과보다는 단순히 동물원의 수익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녹색연합은 "현재 진행되는 먹이주기와 동물 만지기 체험은 관람객의 단순한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비정상적으로 자극해 그저 먹이를 받아먹는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인근의 청주동물원에서는 동물들을 위해 단순 먹이주기가 아닌 동물이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칭찬과 보상을 동반하는 ‘긍정강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훈련 과정을 보여주는 체험 활동이나 야생으로 방생된 야생동물 및 새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관찰하는 교육 등이 먹이주기 체험 프로그램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한 동물원에서 동물 체험 프로그램 중 아이가 뱀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오락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현재의 동물원에 대해 지역 사회가 관심을 갖고 그 전환에 대해 논의해 동물이 생명으로 존중받고 사람과 공존할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hefactcc@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