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깜깜이'로 흘러가는 부산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김석준 후보와 보수 성향 하윤수 후보가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한 선거 유세가 유독 애달파 보인다.
교육감 선거 자체뿐 아니라 후보에 대해서도 관심도가 매우 낮고 선거일도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시민들의 마음은 오리무중이라 이들 후보는 속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교육감 선거는 '3선 도전' 김석준 후보와 '한국교총 회장' 출신 하윤수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3명 중 2명이 적합한 후보가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KBS부산·부산MBC가 의뢰해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16~17일 실시한 부산시교육감 지지도 조사에 따른 결과다.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유보층이 무려 63.4%에 달한다. 통상 유보층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정책이나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 중도 표심층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후보는 21.2%를, 하 후보는 15.4%를 각각 기록했는데, 이같은 여론조사 지지도 결과는 통상 후보 또는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답변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따라 진보 성향과 보수 성향 간 지지층의 지지율로 봐도 무관하다는 게 대부분 여야 정치권 관계자의 대체적 분석이다.
그렇다면 유보층의 표심에 따라 후보들의 지지율은 얼마든지 엎치락 뒤치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10일 앞으로 다간 온 선거일에 누가 더 많은 중도 표심을 얻느냐에 따라 당선 당락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에 후보들 선거 유세는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진보 성향 김 후보는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해 흰색 점퍼를 입고 바탕엔 분홍색 글자를 부각했다. 민주당의 당색인 파란색을 최대한 지우고 중도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23일 오전 11시 부산 부산진구 개성고등학교에서 열린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옆에 바짝 붙어 있는 김 후보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선거 유세 때 입고 다니는 김 후보의 점퍼는 국민의힘 박 부산시장 후보의 점퍼와 비슷했다. 옆엔 김 후보의 개소식에 참석했던 민주당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도 함께 했으나, 마치 국민의힘 박 부산시장 후보와 원팀을 이룬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박 부산시장 후보의 강세 분위기에 따라 이같은 기류를 편승해 중도 표심 또한 확보하려는 선거 전략 중 하나로 읽힌다.
다만, 진보 성향을 흐리는 방식으로 중도 표심을 확장하는 전략은 진보층의 표심 또한 잃을 수 있는 위험 요소도 공존한다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보수 성향 하윤수 부산교육감 후보 역시 중도 표심 잡기에 애처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부산서 처음 양자 대결로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인만큼, 보수 결집과 함께 중도표심 확잡에 힘쓰고 있다.
최근 김 후보와 '중도'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공식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현장에서 나서 자신 알리기에 적극 열을 올리고 있으나, 정작 김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하지 못해 그다지 중도 표심 자극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더군다나 교육감 선거는 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와 달리 정당과 기호가 없는데다, 교육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어 도전자 입장인 하 후보는 재선 경력의 김 후보를 대놓고 견제하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번 부산교육감 선거는 지난 총선과 보궐선거, 대선을 거치며 부산 정치 지형이 보수 우세 형국 속 역대 첫 양자 대결로 치러지는만큼 양 후보간 당선 당락은 선거일 막바지까지 가봐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한 양상을 띌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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