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순창=이경민 기자] "돌아가리. 돌아가리. 나 고향으로 돌아가요. 전원이 황폐하고 있으니 나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 내 고향에 돌아가서 서쪽 밭부터 밭갈이를 시작하리..."
10여년 만에 민주당 선거 유세 현장에서 파란색 마이크를 잡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고향인 순창에서 지난 21일 중국의 대표적인 전원시인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의 구절을 읊으며 고향에 대한 그간의 그리움과 애틋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이날 순창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열린 민주당 합동 유세에서 "사랑하는 순창군민 여러분. 저는 순창을 사랑합니다. 저를 낳고 저를 키워준 내 고향 순창을 사랑합니다. 순창의 맑은 물 푸른 산이 저를 키웠습니다. 이웃을 아끼고 나라를 걱정하는 충절의 역사 순창의 역사를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보따리를 풀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유세 현장에 모인 500여 명의 지지자들과 군민들에게 순창 충절의 역사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소개했다.
정 전 장관은 "400년 전 임진왜란 때 호남의 대표적 의병장 두 사람이 여기에서 나왔다. 나라가 무너지려 할 때 순창군수 출신들이 의병을 모집해 전투에 참여하며 나라가 어려울 때 순창에서부터 일어났다. 또 19세기 말 조선이 기울어 갈 때 면암 최익현 선생, 구한말 최고의 의병장 최익현 선생이 그리고 녹두장군 전봉준 장군이 마지막 조사를 위해 스며든 것도 순창이었다"면서 "이곳 순창인들의 의지를 믿었기 때문에, 충절의 역사를 믿기 때문에 여기에 오셨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일제 강점기 평양에서 시작했던 물산장려운동 엄혹한 일제 감시하에 국산품 장려 운동과 함께 일본 내에서 시행되는 법을 식민지 조선에서도 시행하라는 차지차가(借地借家)법 독립운동을 평양에 이어 한강 일원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곳도 이곳 순창이라는 것을 여러분은 자랑스럽게 기억하셔야 한다"면서 "알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 순창의 역사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 이 자리에 계신 분 중에 저희 선친을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거다. 이승만 자유당 시절 순창 도의원이셨다"며 "제가 어릴 때 아버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있다. 초대 대법원장으로 사법부의 개편을 만든 가인 김병로 선생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어린 저에게도 고향 순창에 대한 자긍심이 자라는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정 전 장관은 "저 정동영은 순창에서 낳고 자라고 50년 동안 객지를 헤매며 활동하다가 이제 고향 순창에 돌아와 정착하고 살려한다. 조상이 누워 계신 곳 할아버지의 할머니 아버지의 어머니의 따뜻한 체온이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곳 이곳에서 저의 벗들과 이웃들과 순창 군민 여러분과 함께 다정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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