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6·1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 공개오디션에서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이 ‘시민공천배심원’들을 사전 매수해 경선을 통과한 의혹이 <더팩트> 취재 결과 확인됐다.
특히 A 부대변인은 시민공천배심원을 모집하기 위해 술과 음식물 등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고, 경찰은 A 부대변인의 사전 매수를 포착하고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A 부대변인 도의원 만들기’로 개설된 161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사전 매수된 ‘시민공천배심원’으로 선정된 B 씨의 정보 등이 올라와 있었다.
앞서 지난 3월 31일 민주당 중앙당은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치 신인과 청년·여성들의 문호를 넓히고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개 오디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전북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재운)는 지난달 28일 비례대표 광역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을 위한 ‘공개 오디션’에 참여할 시민공천배심원 모집 공고를 내고 접수를 받았다.
신청자는 시민공천배심원 신청서와 함께 주민등록등본 1부를 제출해야 하며, ‘후보자와 통화·개인적 만남 등을 하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금품·향응도 제공받지 않겠으며, 서약서를 위반할 경우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시민공천배심원단에 선정자는 후보자와 어떠한 접촉도 금지됐지만, A 부대변인은 오히려 자신의 조직을 가동해 시민공천배심원단을 모집해 매수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더팩트>가 입수한 당시 단체 카톡방 내용을 보면 A 부대변인은 "오늘 시민공천배심원 모집을 위한 전화가 갑니다. 응대하시고 배심원단 참여 의사를 밝혀야 선정이 됩니다. 확인되시면 010-XXXX-YYYY로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라고 대화방 참석자들에게 요구했다.
그는 또 "지금 (시민공천배심원)이 저조합니다. 바닥까지 긁어서 확인좀 해주세요"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에 대화방 참석자들은 "OOO 통화완료. 정읍 신청자 전원 확인 작업 중입니다. 익산, 군산 확인 중. 전주 확인 완료"라고 응답하며 시민공천배심원을 신청한 인물과 연락을 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A 부대변인과 그의 지지자들은 접촉이 금지된 시민공천배심원으로 선정된 10여 명의 인물들을 찾아냈고, 결국 이들은 5월 7일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비례대표 광역의원 후보자 순위 선정을 위한 시민공천배심원단 및 상무위원 선거인단 대회’에 참석해 A 부대변인에게 투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A 부대변인은 광역의원 2번으로 선정됐고, 민주당 전북도당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의원 비례대표 최종 후보자로 확정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보자는 "A 부대변인과 그의 동생이 시민공천배심원단 모집을 위해 술과 음식 등을 사며 향응접대를 제공했다. 일부는 용돈도 챙겨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선거인단 대회는 장애인과 정치신인 및 청년, 여성 등 10명의 후보가 ‘내가 꿈꾸는 전북’이라는 주제로 긴장 속에서 구슬땀을 흘려가며 1차 정책 프리젠테이션과 2차 정견 발표를 진행했다.
더구나 이번 대회를 위해 수개월간 준비및 연습한 한 것으로 알려진 한 참가자는 이같은 배심원단 매수 의혹에 대해 "처음 정치에 발을 들였는데, 여러 사람 앞에서 결국 농락당한 것 같아 비참한 기분이 든다. 민주당에 환멸을 느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권자를 사전 매수해 접대를 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는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부대변인은 "나는 시민공천배심원에 대해서 잘 모르고, 단톡방이 너무 많아 기억이 안 난다. 이재명 전 지사가 내려와서 같이 활동 중이라서 더 이상 얘기하기가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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