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산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현직인 김석준 예비후보와 한국교총 회장 출신인 하윤수 예비후보 간 '진보 대 보수' 이념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달 25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3선에 도전한다. 하 예비후보는 지난 2월 14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일찌감치 선거전에 나섰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이들 간 양강 구도로 흘러간다고 봐도 무관하다.
2007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 일대일 대결 구도가 형성되다 보니 이들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2014년과 2018년 교육감 선거 당시 보수 후보 난립 속에서 재선을 이룬 터라 김 예비후보는 역대 첫 일대일 구도의 선거 향배를 가늠할 수 없어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일대일 구도가 진보·보수 구도 대결로 번질 경우 중도 표심 확장의 한계에 맞닥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과 보궐선거, 대선을 거치며 부산 정치 지형이 보수 우세 형국으로 흘러가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검찰청법의 국회 통과를 두고 중앙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따른 민주당 지지도의 급락도 한몫하고 있다.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이어 오는 12일 박형준 부산시장의 출마 기자회견 등 굵직한 행사도 남아 있어서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일각에선 교육감 선거가 '진보와 보수' 프레임으로 선거전이 전개되면 "보수 쪽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김 예비후보는 '진보와 보수' 대결 구도로 선거전이 전개되는 양상을 상당히 견제하고 있다.
그는 "교육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며 이념 대결을 애초부터 원천봉쇄에 나서는 형국이다.
사실상 김 예비후보의 주장은 다 맞다. 교육감 선거는 정치색을 띄면 안된다. 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와 달리 정당과 기호가 없다. 유권자들은 현명한 선택을 위해 각 후보의 이름과 정책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그간 행적도 고려할 수 밖에 없는데 양 후보 간 진보냐, 보수냐 등 성향 파악은 그리 어렵지 않다.
부산대 교수 출신 김 예비후보는 전교조 창립 멤버,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위원장·진보신당 대표 등을 지내온 진보 성향 인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4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엔 민주당 변성완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 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자리하기도 했다.
부산교대 교수 출신 하 후보는 부산교대 총장에 이어 한국교총 36·37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당연 보수 인사로 꼽힌다.
하 예비후보 선대위엔 국민의힘 소속인 김석조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처럼 진보와 보수 성향이 뚜렸한 후보들 간 역대 첫 일대일 구도가 이념 대결로 흘러가면 '중도 표심'을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당선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
하 예비후보가 ‘중도 보수 후보’를 자처하고 나서는 배경이며 김 예비후보는 이를 견제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양 측 후보간 공식 선거 운동 전부터 지지선언 경쟁, 그리고 고소·고발까지 이어지며 신경전 또한 한껏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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