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양을' 출마설에 지역정가 '부글부글'


"송영길 서울시장 출마시 '먹튀' 논란, 또 다른 먹튀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송영길 전 대표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팩트DB

지역 중진 의원 "자신의 지역구인 성남에서 출마하는게 맞아…명분도 없고, 지방선거 도움 안돼"

[더팩트ㅣ인천=차성민기자] 송영길 국회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이재명 전 경기지사 출마설이 확산하면서 지역정가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자신의 지역구 보궐선거를 마다하고 '인천행'을 선택할 명분이 없다는 분석과 함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부적절한 행보가 맞물린 결과다.

2일 인천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현재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자 예정자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2010년부터 12년간 계양구청장을 지내고 올해 6월 임기 종료를 앞둔 박형우 청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한 박성민 인천시의원과 30대 청년으로 계양구에서 자란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대표변호사(민주당 계양을 지역위원회 법률자문위원장) 등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계양구 출신인 윤대기 인천공항공사 상임감사위원, 계양구에서 고교를 졸업한 민주당 채이배 비상대책위원, 제20대 총선 당시 계양갑에서 유동수 현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배한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적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십수년간 지역 표밭을 달군 일꾼들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본격적인 출마 기자회견이나 입장 표명 등은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 차원에서 출마 기자회견이나 후보 등록을 보류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계양을로 출마를 하기 위해서는 '추대' 그림이 필요한데, 출마의사를 밝히거나 출마 등록을 하면 모양새가 나빠질까 하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요청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이재명 전 지사가 출마를 하기 위해서는 그림이 그려져야 하는데, 누군가 입후보 등록을 하거나 출마 기자회견을 하게되면 모양새가 불편한 것은 사실 아닌가"라고 말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이재명 계양을 출마설 띄우기도 계양구 지역 정가의 입길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정작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인천시민에 대한 이해나 양해를 구하지 않은 점과 자신의 지역구에 이재명 전 지사 차출론 논리를 직접 설파하면서 또 다른 '먹튀' 논란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송 전 대표는 지난 달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주소지를 인천에서 서울로 옮긴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인천시민들에게 양해나 미안함 표현도 없이 '먹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자신의 지역구를 정치적인 셈법으로 계산하는 등 풀뿌리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는 반발 여론도 있다.

민주당 한 당원은 "인천시장까지 한 송영길 전 대표가 인천을 떠났을 때도 미안함이나 양해를 구하는 한마디 말없이 떠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으면서 지금은 그 자리를 지역과는 아무 상관없는 인물의 차출론을 설파하는 전도사가 됐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자신이 것이 아니다. 당원들과 시민들이 합심해 만들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이재명 전 지사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마다하고 민주당 표밭인 계양을 선거에 출마할 명분이 없어 보인다"면서 "송영길 후보도 이제는 이재명 차출론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인천지역 한 중진 국회의원은 "이재명 지사가 굳이 나온다면 자신의 지역구인 성남에서 출마하는게 맞다. 인천 선택은 명분에도 맞지 않는다"며 "이 지사가 인천에서 나온다고 이번 지방선거에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인천 떠날때 인천 시민께 한마디 인사말도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재명 전 지사의 계양을 출마설을 강하게 비난했다.

시당은 "이 전 후보의 계양을 출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적극적인 출마 독려, 빗발치는 지지자들의 출마 요구 등으로 볼 때 확정된 듯 보인다"면서 "지난 대선 계양을에서 이 전 후보가 전체 유효 투표의 52.2%를, 윤석열 당선인이 43.6%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이 전 후보 지지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조적으로 분당갑은 이 전 후보가 42.9%를, 윤 당선인이 54.46%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다"면서 "이 전 후보는 아직 계양을 출마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금배지가 사법처리에 대비한 가장 좋은 방어 수단이며 계양을이 전국 7개 보궐선거 지역 중 가장 금배지를 손에 넣기 쉬운 지역이라고 믿기 때문일까?"라며 되물었다.

그러면서 "인천 시민들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을 5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준 주민들을 배신하고 서울로 야반도주(?)하다시피 한 것을 보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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