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이끌 주인공은 시장상인들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 소상공인과장 이범선

소상공인과 이범선 과장 /서울중기청 제공

2년을 훌쩍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의 대표적인 여파 중 하나로 비대면 소비를 들 수 있다. 감염병의 확산 우려와 함께 ICT 기술의 발전이 만들어 낸 언택트 소비행태는 다양하고 넓은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전통시장의 비대면 거래 대응 수준은 아직 미흡하여 오프라인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20년 전통시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전통시장의 25%를 웃도는 350여 곳이 온라인에 진출 개별 점포의 경우 온라인 판로를 개척한 곳은 2.7%에 불과하다. 전통시장을 구성하는 상인들의 주된 연령이 고령층으로 스마트폰과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 판로 구축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상인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지난해 서울지역 전통시장의 온라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연합 라이브커머스를 5차례에 걸쳐 진행한 바 있다. 참여 시장들의 온라인플랫폼 입점을 독려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전통시장이 온라인 진출의 첫걸음을 뗀 전통시장에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전통시장에 활력을 더하려면 주요 방문 고객의 연령대를 고령층에서 젊은 층까지 확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판매방식과 더불어 쇼핑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비대면 트렌드에 충실하게 대응함으로써 젊은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그 동안 디지털매니저, 시장경영바우처 지원사업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전통시장의 온라인 진출을 지원해왔다. 특히 올해 처음 시작되는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사업은 온라인 운영기반 조성, 전문가 매칭 및 솔루션 제공, 플랫폼 입점 지원 및 관리 등 세부 전략과제를 운영하여 보다 종합적이고 본격적으로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의 사업들이 더 많은 전통시장에 온라인 진출로의 걸음마를 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면, 신설된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사업은 발전 가능성과 의지가 있는 소수의 전통시장을 선정해 정보화 기술 도입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온라인 시장에서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전통시장의 취약한 디지털 인프라와 고령 상인들의 이해도 및 역량의 부족으로 지원 예산이 소진되면 온라인 진출을 이어갈 동력을 상실했던 기존 사업의 문제점을 보완해 사업 종료 후에도 상인 스스로 온라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이 적절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디지털 혁신 없이는 필패한다는 상인들의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전통시장의 온라인 진출 필요성과 성공 가능성, 우수사례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힌 더 많은 전통시장들을 고객의 손 안에서 만날 수 있기를 응원하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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