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인천=지우현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제2매립장에 두 번째 골프장을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SL공사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골프장 조성 계획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관할 지자체와 지역민들은 전혀 논의된 적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첫 번째 골프장인 '드림파크'도 내달부터 인상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돈독 오른 SL공사'로 폄하하고 있다.
SL공사는 2000년 10월부터 2018년까지 8000만t을 매립한 제2매립장(378만㎡, 114만평)의 최종 복토 후 사후 활용계획으로 36홀 규모의 제2골프장 '선셋파크'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제2매립장은 용역 결과에 따라 매립 종료 후 5년이 경과한 2024년부터 최종 복토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실시설계에 2년이라는 기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올해 1차 추경 예산으로 8억 3600만원을 편성했다.
SL공사는 '선셋파크'를 계획한 배경에 대해 "인천시가 추진하는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과 북부권 종합발전계획과 관련, 제2매립장을 생태공원과 스포츠 레크레이션 단지로 검토하고 있어 '골프장'이 가장 적합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립지 인근 주민들도 주민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골프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L공사는 인천시의 생태공원, 스포츠 레크레이션 단지 계획과 주민들의 골프장 기대사항을 모두 반영해 생태형 무농약 골프장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이달 중 운영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선셋파크' 조성 계획에 대해 SL공사와 단 한 번도 논의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SL공사의 '선셋파크' 조성 계획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 인천시와는 아무런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과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에도 골프장을 조성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인 서구청과 매립지 주민들도 SL공사의 일방적인 '골프장' 사업이라며 크게 분개했다.
서구청에 따르면 복토를 진행한 제2매립장은 현재 '안정화' 기간으로 구청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선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들이 오랜 기간 피해를 받았던 점을 감안해 이들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SL공사의 발표를 듣고 황당했다. 수도권매립지로 주민 전체가 모두 피해를 봤는데 부유층이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을 계획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저희 내부적인 생각도 있고 인천시와도 조율해야하는데 어떤 생각으로 골프장 계획을 발표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민은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 누구도 드림파크 골프장을 좋게 보지 않는다. 자신과는 별개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두 번째 골프장도 주민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했는데 과연 누구의 의견을 들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또다른 구민도 "5월부터 드림파크 골프장 입장료를 인상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두 번째 골프장 조성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보면 SL공사가 돈독에 오른 것 같다"며 "제2매립장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힐링 단지로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SL공사는 5월 2일부터 드림파크 골프장 입장료를 평균 10만 9000원에서 15만 1000원으로 38.5% 인상한다.
이에 많은 시민들이 '그린피 인상은 과도하다'는 국민청원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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