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 前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10억대 횡령혐의 피소


현 집행부, 박 전 회장을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소...지난 1994년부터 18년간 회장직 장기 집권

여수상공회의소가 전임 박용하 회장을 거액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 파문이 일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지난 18년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장기집권했던 박용하(74) 전 회장이 10억원대 횡령 혐의로 검찰에 피소돼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6일 여수상의(회장 이용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용규 신임회장이 취임한 이후 이전 회계장부를 확인한 결과, 박용하 전 회장이 공금을 사적인 용도로 집행하거나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한 사실이 여러 건 드러남에 따라 박 전 회장을 특가법상 횡령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고소했다.

여수상의는 현재 492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37개사는 산단내 대기업 회원사로 회원사 숫자와 회비 규모 면에서 전남 최대 규모 상공인 단체다.

박 전 회장은 지난 1994년 4월 제15대 여수상의 회장(3년 임기)에 첫 취임한 뒤 16,17,18대 회장까지 연임한 뒤 물러났다. 그는 이후 2015년 3월부터 2021년까지 회장을 연임하는 등 18년간 여수상의를 장기간 이끌었다.

여수상의가 제기한 고소장에 따르면, 박 회장은 재임 시절 지난 2015년 3월 20일 여수상의 명의 광주은행 계좌에서 자신 명의의 계좌로 500만 원을 이체했다.

또 같은해 3월 27일에는 여수상의 서모 국장 명의의 광주은행 계좌로 30만 원을 이체하고, 같은 해 7월 10일에도 상의 공용계좌에서 현금 40만원을 현금 인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2015년 3월 20일부터 2021년 2월 23일까지 총 410회에 걸쳐 여수상의 공적자금 8억1000만 원을 인출해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횡령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또한 2015년 3월 25일 서울 모 백화점에서 와인 16병을 구매하면서 상공회의소 명의의 신용카드로 1035만원을 상의 자금으로 결제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방식으로 모두 48회에 걸쳐 고급와인을 구매하는 등 1억6596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고소장에 적시됐다.

박 회장은 특히 2018년 3월 23대 회장 업무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인출한 공금으로 회원사 서울본사 방문기념품 등 명목으로 3년간 3777만원을 쓴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소장은 "여수산단에서 폐기물 회사인 (주)와이엔텍을 운영해온 박 전 회장은 장기간 여수상의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거액의 상의 공적자금을 아무런 지출 증빙도 없이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박 회장 등의 개인 명의 은행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소장은 또 "박 회장이 2016년 3월부터 6년 동안 145차례 각종 골프접대 행사를 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환경업체의 계열사 골프장인 보성컨트리클럽(CC)에서 골프행사를 도맡아 치른 것으로 상의 감사결과 드러났다"고 밝히고 있다.

골프 접대에 쓰인 비용만도 7억6648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여수상의 집행부는 상의 공적 자금을 축내 개인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배임행위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수상의는 "박 회장이 사용한 공금이 업무추진비와 회원사 워크숍 비용 등으로, 고급 와인은 여수산단 대기업체 등 회원사 방문 때 선물용으로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전달 여부 등 정확한 사실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고소장에 기재하고 있다.

여수상의는 이밖에도 2020년 여수상의 회관 신축공사 과정에서 당초 63억여원에서 71억여원으로 증액 변경된 계약 건과 회관 신축 회관 조경공사 계약금이 당초 24억 계약액에서 27억8천만원으로 증액 변경 계약 건 및 수목과 조경석, 그림 구입 등에서도 계약금액 또는 물품 구입대금이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크다고 수사를 요청했다.

또 지난 6년 동안 7억여원에 달하는 명절선물 구입과 전달 과정상의 의문점과 ㈜여수항만물류 출자 관련 문제점 등에 대해서도 고소장에 적시, 수사를 요청해 놓고 있다.

이번 감사는 박 회장 18년 재임 기간 중 최근 6년 간의 자금 집행 과정만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18년 재임시절 전체 사업까지 수사가 확대될 경우 회계부실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수상의는 "지난해 3월 새로 취임한 제24대 여수상의 회장단이 업무 인계인수 절차를 밟으면서 전임 박 회장 측이 후임 회장단에 인계인수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자 법무법인 등에 외부감사를 맡겨 5개월여간 조사 결과 확인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여수상의에 따르면 그동안 박 회장에게 부정인출한 공금 회수에 협조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계속 수 천 만원만 변상하겠다고 의사를 전해오다 수사 의뢰 입장을 밝히자 최근 일방적으로 상의 계좌로 2억 원을 입금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더팩트>는 박 전 회장의 입장과 반론을 듣기 위해 몇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고 문자를 남겼으나 답장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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