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 세종 신도시와 구시가지 표심 갈려


충청권 4개 시·도 중 유일하게 이재명 윤석열 이겨

20대 대선 세종시 개표장이 마련된 정부세종청사 체육관 / 세종= 최준호 기자

[더팩트 | 세종=최준호 기자]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세종시는 충청권 4개 시·도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높아 눈길을 끌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세종시는 전체 유권자 28만8995명 가운데 23만1832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최종 투표율(전국 평균 77.1%)은 17개 시·도 가운데 △광주(81.5%) △전남(81.1%) △전북(80.6%) 등 호남 3개 지역에 이어 4위(80.2%)를 기록했다.

또 최종 후보 12명 중 이 후보가 전체 유효표(22만9891)의 51.9%인 11만9349표을 얻은 반면 윤 당선인은 이보다 1만7858표 적은 10만1491표(44.1%)를 얻는데 그쳤다.

◇신도시와 구시가지 주민 투표 행태 크게 달라

하지만 지역별로 득표율 차이가 컸다.

2007년부터 건설되고 있는 신도시(행복도시·12개 동지역)의 경우 이 후보는 시 전체 평균보다 3.5%p 높은 55.4%였고, 윤 당선인은 3.2%p 낮은 40.9%에 그쳤다. 모든 동에서 이 후보가 윤 당선자를 이긴 가운데 특히 아름동은 격차가 22.2%p(이 후보 52.1%, 윤 당선인 36.9%)나 됐다.

반면 조치원읍을 포함한 10개 읍·면 지역(구시가지)에서는 51.6%를 얻은 윤 당선인이 44.8%를 득표한 이 후보를 눌렀다.

이 후보는 신도시 인근 연기면에서만 1346표(48.0%)를 득표한 윤 당선인보다 불과 3표 많은 1349표(48.1%)를 얻었다.

2017년 5월 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세종시 전체적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인이 51.1%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1.0%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홍준표 후보가 15.2%를 얻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출처=세종시 홈페이지

◇이재명 후보 득표율에 도움 안 된 '젊은 도시'

세종시에서 치러지는 각종 선거에서 신도시와 읍면지역 사이의 투표 행태 차이가 큰 것은 주민 구성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시가지의 경우 신도시 전신인 구 충남 연기군 토박이를 중심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충청권 출신 비율이 높다.

반면 수도권과 호남 지역의 중간에 자리잡은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신도시에는 호남 출신도 많이 거주한다.

게다가 중흥건설, 모아건설 등 호남지역에 본사를 둔 건설업체들이 신도시에 짓는 아파트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연고를 통해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은 뒤 실제 입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행복도시에 들어선 아파트 10여만 가구 가운데 중흥건설이 지은 것이 전체의 약 20%(2만여 가구)에 달한다.

한편 출산율이 높아 어린이가 많은 행복도시는 인구가 세종시 전체의 약 75%인 반면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 비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63%에 그쳤다. 따라서 '젊은 도시'라는 지역 특성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에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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